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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세상이 무섭니? 걱정 구름을 터뜨려봐

유치원 등원 첫날 아이 마음

갈수록 커져가는 까만 구름

섬세한 그림으로 토닥토닥


한숨 구멍

최은영 글, 박보미 그림/창비·1만2000원

“유치원 가기 싫어요.” 이렇게 또렷하게 표현하는 아이는 의외로 드물다. 먼저 몸이 늘어지고 행동이 굼떠진다.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가 달팽이가 되거나, 한쪽 바짓가랑이에 두 다리를 밀어 넣거나, 현관문을 나서자마자 배가 아프다며 화장실로 되들어간다. 낯선 공간이 무섭고 싫을 때 아이들은 소소한 행동으로 신호를 보낸다. 첫돌 지나기 바쁘게 어린이집을 다니며 ‘사회생활’을 배워가지만 엄마와 떨어지는 건 아무래도 ‘배워지지’ 않는다. 출근 시간에 ‘등원전쟁’을 치러야 하는 부모라면 그런 아이의 마음을 살필 여유도 없다. 장난감을 두고 친구랑 싸웠는지, 반찬을 골고루 안 먹는다고 선생님한테 혼이 났는지, 색종이를 오리는 가위질을 못해 속상했는지…. 어른에게 별스럽지 않아 보일 수도 있는 어떤 일로 혼란스러워 하는 아이의 마음은 어떤 풍경일까?

은 낯선 세상에 던져진, 불안과 걱정이 가득한 아이 마음속을 펼쳐 보인다. 새 유치원 등원 첫날 송이의 심리를 연필 질감의 조밀한 그림으로 따라간다. 겉으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의 감정이 고조되고 발산되고 해소되는 과정을 그렸다. ‘등원전쟁’을 다룬 그림책은 많지만, 이 책은 오롯이 아이 키높이에 맞춰 웅크리고 앉아 아이 마음 속 스케치를 해낸 점이 색다른 공감을 준다. 송이의 걱정은 까만 구름의 크기와 한숨의 길이로 표현된다. 낯선 공간의 면적이 넓어질수록 검은 불안덩어리가 점점 팽창해 안쓰러움을 자아낸다.

등원 첫날, 자고 일어난 송이는 뭔가 이상하다. 용수철처럼 퐁퐁 뻗어야 할 팔은 축축 처지고 발은 돌을 매단 듯 무겁기만 하다. 머릿속에 들어찬 까만 구름은 밥상에도 따라오고 유치원까지 따라와 송이의 온 마음을 숯검정으로 만든다. 선생님 피아노 반주에 맞춘 동물가면 놀이도, 바람개비 만들기도 즐겁지 않다.

“까만 구름은 점점 커지더니 송이 머릿속까지 차 올랐어요. 얼굴이 까맣게 되었지요. 송이는 길게 길게 한숨을 내쉬었어요. 후유우. 그러자 갑자기, 뻥!”

송이의 불안감이 정점에 오르자 한숨 구멍이 뚫린다. 까만 구름은 비가 되어 우두둑 쏟아지고 선한 눈망울의 숲속 동물들은 송이를 쳐다보고 있다. 이 대목이 주는 안도감이 그림책의 압권이다. 그림책 한켠에서 송이를 늘 지켜보는 삼색 고양이가 송이의 분신이라면 선한 숲속 동물은 유치원 친구들일까? 울음이 터진 송이를 달려와 안아주는 선생님과 함께 있는 유치원이 내일은 무섭지 않길!

등 아이들 마음을 꿰는 그림으로 주목받고 있는 박보미 작가는 “어릴 적에 세상은 온통 무서운 정글과 같다고 느끼곤 했다”며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질 거라고 말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0~7살.

권귀순 기자 , 그림 창비 제공


한숨 구멍

최은영 글, 박보미 그림/창비·1만2000원

“유치원 가기 싫어요.” 이렇게 또렷하게 표현하는 아이는 의외로 드물다. 먼저 몸이 늘어지고 행동이 굼떠진다.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가 달팽이가 되거나, 한쪽 바짓가랑이에 두 다리를 밀어 넣거나, 현관문을 나서자마자 배가 아프다며 화장실로 되들어간다. 낯선 공간이 무섭고 싫을 때 아이들은 소소한 행동으로 신호를 보낸다. 첫돌 지나기 바쁘게 어린이집을 다니며 ‘사회생활’을 배워가지만 엄마와 떨어지는 건 아무래도 ‘배워지지’ 않는다. 출근 시간에 ‘등원전쟁’을 치러야 하는 부모라면 그런 아이의 마음을 살필 여유도 없다. 장난감을 두고 친구랑 싸웠는지, 반찬을 골고루 안 먹는다고 선생님한테 혼이 났는지, 색종이를 오리는 가위질을 못해 속상했는지…. 어른에게 별스럽지 않아 보일 수도 있는 어떤 일로 혼란스러워 하는 아이의 마음은 어떤 풍경일까?

은 낯선 세상에 던져진, 불안과 걱정이 가득한 아이 마음속을 펼쳐 보인다. 새 유치원 등원 첫날 송이의 심리를 연필 질감의 조밀한 그림으로 따라간다. 겉으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의 감정이 고조되고 발산되고 해소되는 과정을 그렸다. ‘등원전쟁’을 다룬 그림책은 많지만, 이 책은 오롯이 아이 키높이에 맞춰 웅크리고 앉아 아이 마음 속 스케치를 해낸 점이 색다른 공감을 준다. 송이의 걱정은 까만 구름의 크기와 한숨의 길이로 표현된다. 낯선 공간의 면적이 넓어질수록 검은 불안덩어리가 점점 팽창해 안쓰러움을 자아낸다.

등원 첫날, 자고 일어난 송이는 뭔가 이상하다. 용수철처럼 퐁퐁 뻗어야 할 팔은 축축 처지고 발은 돌을 매단 듯 무겁기만 하다. 머릿속에 들어찬 까만 구름은 밥상에도 따라오고 유치원까지 따라와 송이의 온 마음을 숯검정으로 만든다. 선생님 피아노 반주에 맞춘 동물가면 놀이도, 바람개비 만들기도 즐겁지 않다.

“까만 구름은 점점 커지더니 송이 머릿속까지 차 올랐어요. 얼굴이 까맣게 되었지요. 송이는 길게 길게 한숨을 내쉬었어요. 후유우. 그러자 갑자기, 뻥!”

송이의 불안감이 정점에 오르자 한숨 구멍이 뚫린다. 까만 구름은 비가 되어 우두둑 쏟아지고 선한 눈망울의 숲속 동물들은 송이를 쳐다보고 있다. 이 대목이 주는 안도감이 그림책의 압권이다. 그림책 한켠에서 송이를 늘 지켜보는 삼색 고양이가 송이의 분신이라면 선한 숲속 동물은 유치원 친구들일까? 울음이 터진 송이를 달려와 안아주는 선생님과 함께 있는 유치원이 내일은 무섭지 않길!

등 아이들 마음을 꿰는 그림으로 주목받고 있는 박보미 작가는 “어릴 적에 세상은 온통 무서운 정글과 같다고 느끼곤 했다”며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질 거라고 말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0~7살.

권귀순 기자 , 그림 창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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