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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파트 왜 공립 유치원 왜 없나했더니…대통령령 탓?

신축 아파트 어린이집 있지만, 국공립 유치원은 없어

유치원 설치 규정이 사실상 유치원 진입 막고 있어

전문가 “국공립 40% 달성 위해서

정부가 공언한 ‘2021년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 달성을 위해 새로 짓는 아파트에 국·공립유치원을 세우자는 제안이 나온다. 현재 신축아파트에 어린이집을 사실상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방식을 빌려, 국·공립유치원 신설의 걸림돌이었던 유치원 땅과 건물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20일 교육부 통계를 보면, 올해 4월 현재 국·공립유치원 유치원에 다니는 유아는 17만2370명으로 전체 유치원생 대비 취원율이 25.5%에 불과하다.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를 겪으면서 정부가 공언한 ’국공립 취원율 40%’를 달성하려면, 추가로 10만여명을 수용할 국·공립유치원 확보가 필요하다. 정의당 정책위원회의 ‘2017~18년 국·공립 유치원 현황’을 보면, 지난해 국·공립유치원은 54개원(0.6%)만 증가할만큼 속도가 더디다. 선호도가 높은 단설유치원을 지으려면 땅과 건물을 포함해 80억~90억원, 사립을 사들이는 매입형유치원도 1곳당 많게는 수십억원이 필요해 ‘비용’ 문제가 큰 걸림돌이었다. 사립유치원을 공립처럼 운영하는 공영형유치원은 설립자들이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이 있다”며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어린이집 있고, 유치원 없는 까닭

아파트에 국·공립 유치원을 지으면 어떻게 될까? 최근 지어진 대부분 아파트에 어린이집이 있는 것과 달리 유치원은 찾아보기 어렵다. 현행 유치원 설치 관련 규정이 사실상 신축아파트에 유치원의 진입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령인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보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지을 때 무려 2천 세대가 넘는 경우에만 유치원 부지를 의무적으로 확보(52조1항)하도록 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구로구 항동지구에 2천 세대 규모의 거주지가 조성되지만, 1개 단지에 2천 세대 규모는 요즘 찾기 어렵다”고 했다. 2천세대 이상 아파트라도 통행거리 기준 300미터 안에 이미 유치원이 있으면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예외조항’까지 두고 있다. 유아 수요가 많은 도심 거주지 등에선 사실상 유명무실한 규정인 셈이다.

반면, 어린이집은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 ‘주민공동시설’로 경로당, 어린이놀이터와 함께 반드시 설치(55조의2)하도록 했다. 주병준 서울시 공보육기반팀장은 “유치원 아이들의 활동성이 더 크다는 점 등을 생각할 때 어린이집보다 시설여건 더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며 “어린이집과 마찬가지로 임대아파트 등에 국·공립유치원 의무화를 현실화할 수 있는지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 아파트 유치원은 왜 안돼?

어린이집의 경우, 영유아보육법에 근거한 ‘아동 복지’의 관점에서 아파트같은 일반 시설을 적극 활용해왔다. 시설 인가도 지자체장 권한이어서 한결 유연하다. 신축 아파트의 어린이집은 입주민 절반 동의를 거쳐 국·공립 전환이 가능한데, 주민들의 자발적 동의 뿐 아니라 지자체별로 주민들에게 각종 인센티브를 보장하고 국·공립 전환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입주민들에게 ’아동 우선 입소권’을 50~70% 가량 할당하기도 한다. 반면, 유치원은 유아교육법에 근거한 ‘교육 기관’이란 관점에서 주로 초등학교의 병설 형태로 국·공립 시설을 늘려왔다. 설립인가도 시·도 교육감이 ’교육시설‘로서 꼼꼼히 적합성을 따지기 때문에 설치가 엄격할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국·공립유치원 확대에 여러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 대안 마련을 위해 교육 당국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백선정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은 “아파트는 어떤 지역에서도 지속적으로 신축, 재건축이 이뤄지는 만큼 유치원 설치 의무 규정을 어린이집과 비슷하게 두면 서울 한복판에서도 유치원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국·공립유치원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짓는 공공분양·임대아파트에 의무설치하거나, 민영아파트 주민들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확대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한 아파트 공간에 유치원을 지으면 어린이집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동시에 설치할 경우 용적률 혜택을 주는 방안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2014년 건축 사업자가 어린이집을 지어 지방자치단체에 기부 채납하면 해당 시설 면적의 최대 2배까지 용적률을 늘려준 적이 있다.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교육당국이 사립유치원 감사 적발 뒤 공공시설 임대형, 학부모협동형, 공영형·매입형 유치원 등 다양한 국·공립 확대 방안을 내놓은 것은 긍정적이지만 수도권 등에서 여전히 한계가 있어 보인다”며 “기존 대책에 머무르지 말고 새 공간을 찾기 위한 더 많은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석재 김미향 기자 forchis@hani.co.kr

정부가 공언한 ‘2021년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 달성을 위해 새로 짓는 아파트에 국·공립유치원을 세우자는 제안이 나온다. 현재 신축아파트에 어린이집을 사실상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방식을 빌려, 국·공립유치원 신설의 걸림돌이었던 유치원 땅과 건물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20일 교육부 통계를 보면, 올해 4월 현재 국·공립유치원 유치원에 다니는 유아는 17만2370명으로 전체 유치원생 대비 취원율이 25.5%에 불과하다.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를 겪으면서 정부가 공언한 ’국공립 취원율 40%’를 달성하려면, 추가로 10만여명을 수용할 국·공립유치원 확보가 필요하다. 정의당 정책위원회의 ‘2017~18년 국·공립 유치원 현황’을 보면, 지난해 국·공립유치원은 54개원(0.6%)만 증가할만큼 속도가 더디다. 선호도가 높은 단설유치원을 지으려면 땅과 건물을 포함해 80억~90억원, 사립을 사들이는 매입형유치원도 1곳당 많게는 수십억원이 필요해 ‘비용’ 문제가 큰 걸림돌이었다. 사립유치원을 공립처럼 운영하는 공영형유치원은 설립자들이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이 있다”며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어린이집 있고, 유치원 없는 까닭

아파트에 국·공립 유치원을 지으면 어떻게 될까? 최근 지어진 대부분 아파트에 어린이집이 있는 것과 달리 유치원은 찾아보기 어렵다. 현행 유치원 설치 관련 규정이 사실상 신축아파트에 유치원의 진입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령인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보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지을 때 무려 2천 세대가 넘는 경우에만 유치원 부지를 의무적으로 확보(52조1항)하도록 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구로구 항동지구에 2천 세대 규모의 거주지가 조성되지만, 1개 단지에 2천 세대 규모는 요즘 찾기 어렵다”고 했다. 2천세대 이상 아파트라도 통행거리 기준 300미터 안에 이미 유치원이 있으면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예외조항’까지 두고 있다. 유아 수요가 많은 도심 거주지 등에선 사실상 유명무실한 규정인 셈이다.

반면, 어린이집은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 ‘주민공동시설’로 경로당, 어린이놀이터와 함께 반드시 설치(55조의2)하도록 했다. 주병준 서울시 공보육기반팀장은 “유치원 아이들의 활동성이 더 크다는 점 등을 생각할 때 어린이집보다 시설여건 더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며 “어린이집과 마찬가지로 임대아파트 등에 국·공립유치원 의무화를 현실화할 수 있는지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 아파트 유치원은 왜 안돼?

어린이집의 경우, 영유아보육법에 근거한 ‘아동 복지’의 관점에서 아파트같은 일반 시설을 적극 활용해왔다. 시설 인가도 지자체장 권한이어서 한결 유연하다. 신축 아파트의 어린이집은 입주민 절반 동의를 거쳐 국·공립 전환이 가능한데, 주민들의 자발적 동의 뿐 아니라 지자체별로 주민들에게 각종 인센티브를 보장하고 국·공립 전환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입주민들에게 ’아동 우선 입소권’을 50~70% 가량 할당하기도 한다. 반면, 유치원은 유아교육법에 근거한 ‘교육 기관’이란 관점에서 주로 초등학교의 병설 형태로 국·공립 시설을 늘려왔다. 설립인가도 시·도 교육감이 ’교육시설‘로서 꼼꼼히 적합성을 따지기 때문에 설치가 엄격할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국·공립유치원 확대에 여러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 대안 마련을 위해 교육 당국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백선정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은 “아파트는 어떤 지역에서도 지속적으로 신축, 재건축이 이뤄지는 만큼 유치원 설치 의무 규정을 어린이집과 비슷하게 두면 서울 한복판에서도 유치원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국·공립유치원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짓는 공공분양·임대아파트에 의무설치하거나, 민영아파트 주민들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확대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한 아파트 공간에 유치원을 지으면 어린이집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동시에 설치할 경우 용적률 혜택을 주는 방안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2014년 건축 사업자가 어린이집을 지어 지방자치단체에 기부 채납하면 해당 시설 면적의 최대 2배까지 용적률을 늘려준 적이 있다.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교육당국이 사립유치원 감사 적발 뒤 공공시설 임대형, 학부모협동형, 공영형·매입형 유치원 등 다양한 국·공립 확대 방안을 내놓은 것은 긍정적이지만 수도권 등에서 여전히 한계가 있어 보인다”며 “기존 대책에 머무르지 말고 새 공간을 찾기 위한 더 많은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석재 김미향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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