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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 높으면 공부 잘할까?

머리가 좋은 아이는 기억력, 분석력, 추리력 등 좌뇌의 기능이 좋은 것을 일컫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런 좌뇌의 기능이 좋으면 습득한 정보와 지식을 기억하고 해석하며 문제해결하는 데 효율적이다. 그러나 눈앞에 보이는 정보와 지식을 공부해야할지 결정하는 능력, 그리고 학습된 정보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직관력 같은 우뇌의 기능에 의해 결정된다. 공부하는 데는 우뇌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공부를 잘하느냐는 지능보다는 공부습관이 더 영향력이 크다. 공부는 스포츠나 예술 분야와는 달리 선천적인 지능보다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좌우된다.

일반적으로 심리학자들은 IQ에 따라서 일반적인 학교를 들어갈 수 있는지(IQ 50), 초등학교를 다닐 수 있는지(IQ 75), 고등학교를 다닐 수 있는지(IQ 105), 4년제 대학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익힐 수 있는지(IQ 115)를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IQ 115를 넘어서면 IQ는 성공의 척도나 학업성취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 IQ가 115 이상이 되면 IQ의 차이보다는 성격이나 인격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통계적으로 보아도 지능이 학교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15-25%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능검사는 전체적인 점수보다는 사고력이 뛰어난지, 표현력이 우수한지, 언어적 정보를 잘 처리하는지, 시각적 정보를 잘 처리하는지 등 아이의 잠재력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현대 사회에서는 다양한 영역의 잠재력이 있을수록 자신의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영재는 IQ에 의하여 결정되었다. IQ가 전체의 3~5%에 들면 영재라고 판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영재의 개념이 지능 위주로 평가하던 단일 차원에서 잠재된 재능을 보는 다차원으로 바뀌고 있다. 지능과는 상관없이 어느 한 분야에서 평범한 아이들이 나타낼 수 없는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면 그 아이는 영재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목별로 IQ의 영향력은 얼마나 될까?

연구에 의하면 일란성과 이란성 쌍둥이의 국어 성취도 차이 값의 격차가 초등학교 5학년까지는 거의 없지만, 초등학교 6학년부터 점점 더 커진다고 한다. 이것은 언어발달의 감수성기(critical point)라고 볼 수 있으며 언어발달의 감수성기를 사춘기의 시작까지라고 주장하는 언어학자들의 생각과도 유사하다. 또한 이란성 쌍둥이간의 국어 성취도의 차이 값의 경우, 초등학교 전 과정을 통해 큰 변화 없이 비교적 일정한 값을 유지하다가 중학교 과정부터 점점 더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일란성 쌍둥이간의 국어 성취도의 차이 값은 초등학교 6학년부터 매우 낮은 수준에서 일정하게 지속된다. 이러한 결과는 국어 성취도의 경우 초등학교 과정에서는 IQ에 의한 영향보다는 주로 교육적 요인에 의한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함으로써 변화 가능성이 큰 반면, 초등학교 6학년 과정부터 교육에 의한 영향력이 줄어들고, IQ에 의한 영향이 점점 더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학 성취도도 국어 성취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나, 수학 발달의 IQ에 의한 영향이 본격화되는 시기가 초등학교 5학년에서 6학년 사이로 국어보다 1년 정도 늦다. 일란성과 이란성 쌍둥이간의 수학 성취도 차이 값의 변화의 폭도 국어 성취도에 비해 크다. 이것은 수학 성취도에 대한 IQ의 영향이 국어에 비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학 성취도의 경우 초등학교 5학년까지는 일란성 쌍둥이의 차이는 크며, 이란성 쌍둥이간의 차이는 적다. 이러한 경향은 초등학교 5학년에서 6학년 사이에 역전되는데, 초등학교 6학년 이후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의 수학성취도 차이는 계속 증가했다. 이것은 수학 성취도의 경우, 초등학교 5학년까지는 IQ에 의한 영향보다는 주로 교육적 요인에 의한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며, 초등학교 6학년 과정부터 교육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들고, 반대로 IQ에 의한 영향이 점점 더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학 성취도는 교육에 의한 영향이 국어와 수학에 비해 더 오래 지속된다. 즉, 과학 발달의 감수성기가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 사이다. 이러한 결과는 과학 발달이 언어 발달과 수학 발달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발달의 시기적 측면에서도 언어 발달과 수학 발달 이후로 전개된다는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또한 과학 성취도는 일란성과 이란성 쌍둥이간의 차이 값의 격차가 국어와 수학에 비해 작다.

따라서 두뇌발달 초기에는 주로 교육에 의한 영향이 크게 작용하며, 각 과목별 감수성기를 정점으로 IQ에 의한 영향이 계속해서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IQ와 교육의 영향력은 상대적인 것으로, 어느 시기에 IQ에 의한 영향력이 낮다고 해서 IQ가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은 아니며, 어느 시기에 IQ의 의한 영향력이 높다고 해서 교육에 의한 영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각 과목별 학습발달의 결정적 시기 즉, 감수성기이다. 감수성기에 적절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내재된 유전적 요인 또는 정상적으로 발현되어야 할 여러 가지 형질의 발현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쌍둥이의 학업성취도에 대한 지금까지의 분석은 각 과목에 따른 뇌기반 교육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첫째, 각 과목별 감수성기를 정점으로 상위 학년으로 올라가면서 학업성취도에 대한 IQ의 영향이 증가한다. 둘째, 과목별 학습능력의 발달을 위한 감수성기는 국어, 수학, 과학 순으로 나타난다. 셋째, 과목별 성취도에 대한 IQ의 영향력은 수학, 국어, 과학 순으로 높다.

언어발달의 감수성기는 사춘기의 시작까지로 보고되고 있으며, 12세의 늑대 소년이 언어학습에 실패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연구 결과는 IQ에 대한 유전적 영향이 생애(life span)를 통해 점차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IQ에 관한 유전율은 유년시절(early childhood)에는 40% 정도이지만, 성년초기(early adulthood)에는 60% 정도이며, 노년기에는 80%에 이른다.(아래 그림)

각 과목의 성취도에 대한 감수성기에 적절한 교육적, 환경적 자극이 제공되어야 한다. 따라서 초등학교 과정에서는 주로 교육에 의한 변화 가능성이 큰 만큼, 그에 따른 교육적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장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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