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건강·생활»콘텐츠

하루 3시간씩 10년, 1만 시간 법칙


하루 3시간, 일주일 20시간씩 10년간 연습해 1만시간은 확보해야

아이는 누구나 태어날 때 두뇌를 조각하기에 충분한 뇌세포 덩어리를 공평하게 부여받는다. 두뇌 발달에 중요한 뉴런이라고 불리우는 뇌세포는 1천억개 정도 아이의 뇌에 존재하는데 죽거나 손상되었을 때 쉽게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생후 8개월에 가장 많고 그 이후로는 대체로 감소한다.

뉴런을 연결해주는 시냅스도 한 뉴런 당 1천~1십만개 정도 되는데 일단 36개월까지 필요한 시냅스의 150~200%까지 만든 다음 사용되지 않거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시냅스는 없애는 가지치기가 이루어진다. 이때 자극이나 교육의 영향력이 가장 강력한 시기를 감수성기라고 한다. 두뇌발달이 적절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이 감수성기 동안 해당 자극에 노출되어야 하며 만일 이 시기를 놓치면 두뇌발달이 지연되거나 왜곡될 수 있다.

시각이나 청각, 감성, 운동기능 같이 진화론적으로 조물주가 만든 아이의 기본적 기능은 감수성기와 관련이 있다. 이를 경험기대적 발달이라고 하는데 감수성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 많이 자극을 받았다고 해도 남보다 2배 이상 발달하지는 않는다. 즉 시각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시각의 발달은 12개월 이전에 이루어지는데 선천성 백내장 아이를 24개월 이후에 수술을 해주면 시각장애가 올 확률이 많지만 12개월 이전에 수술하면 정상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몽골의 아이처럼 푸른 초원에서 양을 치느라고 시각적인 자극을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도 다른 아이들에 비하여 시력이 2배 이상 높지는 않다. 얼마나 자극을 받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때 노출되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악기 연주나 미술 등의 예술적인 기능, 수영이나 피겨스케이팅 등의 운동 기능, 수학이나 독서 등의 인지 기능은 이러한 감수성기가 따로 없는데 아이의 풍부한 경험이나 학습에 의해 새로운 시냅스를 만들거나 강화시킬 수 있다. 이를 경험의존적 발달이라고 하는데 개인차가 많을 뿐 아니라 남보다 먼저 남보다 더 많이 제공할 경우에 발달이 앞당겨지거나 발달이 더 강화된다. 경험의존적 발달은 꼭 영유아기 때만 발달하는 것은 아니다. 성인에서도 훈련과 학습을 통하여 시냅스가 증가하고 신경망이 정교해진다. 즉 언제부터 자극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자극했느냐가 중요하다. 자극을 100배 이상 많이 받는다면 다른 아이에 비하여 100배 이상 발달할 수도 있다. 누구나 그 분야에 5천시간 이상 노출하면 영재가 되고 1만시간 이상 노출되면 세계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1만시간 노출의 개념은 심리학자인 에릭슨에 의하여 제안되었다. 에릭슨은 바이올리니스트들을 세 군으로 나누었는데, 제 1군은 ‘엘리트’로 장래에 세계적인 수준의 솔로 주자가 될 수 있는 학생들이었고, 둘째군은 그냥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학생들이고, 셋째군은 프로급 연주를 해본 적이 없고 공립학교 음악교사가 꿈이 학생들이었다. 세 군에 속한 학생들은 대략 5세 전후에 연주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몇 년간은 대략 일주일에 두세 시간씩 비슷하게 연습을 했지만, 8세가 무렵부터 변화가 나타났다. 자기 반에서 가장 잘하는 아이는 다른 아이보다 연습을 더 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20세가 되면 엘리트 학생은 모두 1만 시간을 연습하게 된다. 반면 그냥 잘하는 학생은 모두 8천시간, 미래의 음악교사는 4천시간을 연습한다. 아마추어 피아니스트와 프로 피아니스트의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아마추어들은 어릴 때 일주일에 세 시간 이상 연습하지 않았고, 그 결과 스무 살이 되면 모두 2천시간 정도 연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프로는 스무 살이 될 때까지 매년 연습시간을 꾸준히 늘려 바이올리니스트와 마찬가지로 결국 1만시간에 도달했다.

1만시간의 법칙은 작곡가, 수영선수, 소설가, 스케이트선수, 피아니스트, 바둑기사 그밖에 어떤 분야에서도 적용된다. 1만 시간은 대략 하루에 3시간, 일주일에 20시간씩 10년간 연습하는 것과 같다. 즉 어느 분야에서든 이보다 적은 시간을 연습해 세계 수준의 전문가가 탄생한 경우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두뇌는 영재의 경지에 이르기까지 그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1만 시간이란 엄청난 것이다. 초등학생의 경우, 스스로의 힘만으로 그 정도의 노출을 할 수 없다. 아이가 그 분야에 재능이 있어야 하고, 자기가 좋아해야 하며, 격려해주고 지원해주는 부모가 있어야 한다. 또 지속적으로 보상을 해주어서 자기 스스로 의욕을 가지고 하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는 시간이다.

공부를 할수록 아이의 뇌는 활성화된다. 해마의 뉴런이 증식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뉴련은 창의력을 높여주고 문제해결능력을 높여준다. 공부를 하면 집중력, 기억력, 이해력이 좋아져서 궁극적으로 아이의 경쟁력도 강화된다.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면 성취감, 자부심, 긍지도 함께 높아진다.

 영어는 모국어에 5000시간 이상 노출된 후 접하는 것이 바람직

1만 시간의 법칙은 모국어나 영어를 배우는데도 적용이 된다. 영어를 일찍 접할수록 쉽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은 명확하다. 아이들이 영어능력을 빨리 잃어버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들 뇌의 유연성 덕분에 언어 발달의 감수성기에 다시 영어에 노출될 경우 이것을 새롭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12세 이후에 영어를 들으면 좌뇌의 활성이 거의 없다. 열심히 노력해서 영어를 들을 수 있게 된다 해도 아이들처럼 자연스럽지는 못하다. 영어를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영어를 어색한 발음으로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가족 구성원 중에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있어서 아기 때부터 지속적으로 영어를 할 수 있다면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모국어에 먼저 익숙해진 다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좋다. 모국어에 빨리 익숙해질수록 그 문법구조에 따른 논리력이나 수리 능력도 함께 개발되기 때문이다. 모국어를 먼저 배우고 영어를 하면 모국어의 언어적 지식과 센스를 이용하여 영어의 의미, 문장구성, 단어 형태에서는 유아기에 영어를 배우는 것보다 빨리 학습이 가능하다. 서유헌 박사는 외국어는 “초등학교 입학 전후 나이부터 시키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영어만 잘하는 아이를 만들겠다고 하면 모를까, 논리력, 수리능력, 사회성, 지능 등 여러 가지 인지 능력에 대한 폭넓은 계발을 위해서라면 모국어를 일찍 습득하고 잘하는 것이 인성 발달의 기초가 된다.

특히 태어나자 마자 영어에 노출되면 2200시간 이상 노출이 되어야 영어를 말하기 시작하는 반면 모국어에 5000시간 이상 노출되어 모국어에 능통한 경우에는 모국어의 언어력을 기반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기 때문에 2400시간 만 노출되어도 왠만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4300시간 노출되면 영어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어는 모국어에 5000시간 이상 노출된 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뇌과학적으로도 문법의 뇌가 4세 경에 완성되므로 5-6세 이후에는 영어문법 습득을 잘할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장 김영훈

Next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