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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기 위한 필요충분 조건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마음이 안정되어야 하고 생리적인 것이 충족되어야 한다. 아이가 자신의 배가 고프거나 피곤한 채로 학교에 간다면 아이는 틀림없이 학습에 집중할 수 없을 것이다. 생리적 욕구가 해결되지 않으면 부주의하거나 음식 생각에 사로잡혀 있거나 혹은 졸음에 빠져들게 되어서 공부할 생각이 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뇌기반 교육에 있어서 아이가 공부를 잘하려면 생리적으로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공부해야만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뇌과학으로도 증명이 된다. 인간의 뇌는 변연계와 인지의 뇌 사이에 걸친 많은 신경회로를 가지고 있다. 또한 신경정보는 인지의 뇌에 도달하기 전에 변연계에 먼저 도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뇌과학적 사실은 알고자 하거나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를 다루기 전에 먼저 정서적 욕구들을 해결하여 한다는 매슬로 교수의 생각과 일치한다. 매슬로 교수는 사회적 욕구, 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를 추구할 수 있기 위해서는 먼저 생리적 욕구나 안전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장하였다. 생리적 욕구나 안전의 욕구는 일단 충족되면, 그 욕구들은 충족시키기 위한 동기는 감소한다.

반면에 사회적 욕구, 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는 결코 충족되거나 끝을 맺지 못한다. 왜냐하면 자아실현 활동을 추구하는 아이들은 내적동기가 만들어져 성인이 되어도 계속해서 자아실현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이가 집중해서 공부하게 하는 것은 바로 아이의 생리적 충족과 정서적 안정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아이들은 생리적 충족과 정서적 안정이 이루어지면 인지적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할 것이고 인지적 욕구가 충족되면 심미적 감상으로 나아가고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따라서 부모는 생리적 욕구나 정서적 욕구를 소홀이 해서는 안된다.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거나 윽박지르며 공부하게 하는 것이 효과가 없는 것은 정서적 불안정 때문이다. 결국 아이의 뇌구조는 경험에 의하여 변화하는데 그 경험은 다양하고 풍부한 정서적, 사회적, 인지적 상호작용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는 안전하고 일관된 환경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두뇌에는 정신 에너지를 공급하는 강력한 보상 시스템이 있다. 아이가 무엇인가 성취했을 경우, 두뇌는 이 부위에서 엔도르핀을 분비하여 강력한 쾌감을 느끼게 만든다. 이 엔도르핀은 인체에서 만들어지는 마약으로, 엔도르핀이 분비되면 아이는 강한 만족감을 느껴 같은 행동을 계속하려고 한다.

공부도 엔드로핀 분비 대상의 하나이다. 공부가 잘되면 정서 중추인 변연계가 재미와 성취감으로 보상한다. 공부를 통해 두뇌가 강하게 추구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다. 두뇌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색과 도전을 강력하게 충동질하고 지시속하게끔 엔도르핀을 통한 보상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생리적인 욕구나 정서적인 욕구는 어느 정도 충족되었다 싶으면 바로 억제하는 시스템을 발동한다. 그에 비해 공부나 일에 대한 성취 욕구는 억제하는 시스템 자체가 없다. 따라서 아이는 끊임없이 공부나 일을 통하여 자아실현을 하려고 한다. 

어떤 행동을 하기 위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대뇌겉질이지만, 행동을 하려면 그 전에 행동하고 싶어하는 기분이 들어야 하는데, 그런 기분이 들려면 먼저 그 활동이 즐거운지 아닌지 판별하는 편도체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따라서 두뇌의 동기유발 과정을 뇌과학적으로 따라가보면, 처음에는 “공부를 하고 싶다”와 같이 편도체에서 쾌,불쾌의 감정이 일어나야 하고, 편도체에서 자극을 받아 시상하부에서 공부에서 본능적인 욕구가 일어나야 한다. 이들 감정과 욕구에 대한 정보를 받아서, ‘그러면 노력해야지’라는 기분이 드는 곳이 전대상이다. 마침내 대뇌겉질은 전대상의 의욕을 받아 순서를 생각하고 행동을 결정한다. 이때 의욕이나 집중력에 관련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된다. 따라서 재미있고 스스로 하고 싶은 기분이 들어야 두뇌는 동기유발 과정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두뇌는 공부와 관련해서 2가지 경우에 강력한 보상 시스템을 발동하고 에너지를 충전시켜준다. 

1) 아이가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의미 있는 지식이 축적된 경우이다. 이때 두뇌는 만족감과 성취감을 갖게 되어 공부를 독려한다. 배경지식이 없을 때보다 아이가 공부를 통하여 배경지식이 쌓이면 글의 내용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되며 글이 어떻게 전개될지 미리 예측하게 된다. 배경지식을 모두 동원해 책을 읽으면 자신이 생각한 것, 궁금했던 것을 확인하며 읽기 때문에 적극적인 자세로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적극적인 책읽기는 책의 내용을 더욱 빨리 파악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기억력도 높여준다. 아이가 유난히 과학책을 좋아한다면 그 아이는 그동안 읽어 왔던 과학책을 통해 과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많이 축적되어 있어서 좋아할 가능성이 높다. 배경지식은 아무리 어려운 책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그래서 아이가 필이 꽂히면 어려운 과학책이라도 자신의 배경지식을 모두 동원해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역사에 관한 배경지식이 없다면 아이는 역사책에 흥미를 갖지 않을 것이다. 독서를 총한 배경지식 축적이 필요한 이유이다. 따라서 공부를 하기 시작하기가 어렵지 한번 공부를 하기 시작하면 두뇌의 보상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하여 스스로 공부하려고 한다.

2) 아이는 다소 어려운 과제를 제대로 처리하여 발전이 있는 경우이다. 일반적으로 ‘보상’은 ‘결과에 대한 보상’과 ‘과정에서 느끼는 쾌감’으로 구분된다. 결과에 대한 보상으로는 성적 향상, 합격, 선물 등이 있고, 과정에서의 보상은 성취감, 뿌듯함 등이 해당한다. 다소 어려운 과제를 성취하였을 때 느끼는 쾌감은 한번 맛 들리면 아무도 못 말린다.

외적보상은 행동을 끌어내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아이의 자발적인 동기를 훼손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외적보상은 내적보상으로 대체되어야만 공부를 지속할 수 있다. 내적 보상시스템이 작동을 해야 공부시간을 단축시켜줄 뿐 아니라, 슬럼프를 예방해주고 지속적인 성적향상도 가능하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의 배경지식을 쌓아주고 한 두단계 높은 과제를 지속적으로 제시하여 두뇌에 내적 보상시스템이 생기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장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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