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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학교

» 부모교육을 받고 있는 부모들. 사진 정봉남. 도서관에 오는 엄마들은 젊고 의욕적이다. 아이 교육에 관심이 높아 학교 일이나 학부모 모임, 좋은 정보 찾기에 열정을 쏟는다. 아기 짐 보따리 하나씩 거뜬히 들고서 도서관의 행사나 프로그램에 부지런히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들을 잘 키울 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그런데 막상 이야기를 나눠보면 걱정도 많고 불안하고 자신의 감정과 욕망을 조절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하루하루가 바쁜 젊은 엄마들의 분주한 걸음, 흔들리는 눈동자, 피로한 얼굴들을 마주하고 있으면 참으로 애잔하다. 

사랑이 방향을 잃으면 무서운 칼이 된다고 했다. 의도하지 않았으나 부모의 강박을 아이들에게 뒤집어씌워 아이를 조바심 나게 해 놓고 후회하는 날들이 부지기수다. 어쩌다 엄마들은 노심초사 불안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을까? 진짜 중요한 문제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하지 말란 말이야. 안 된다니까’를 입에 달고 살면서 스스로 소진되어 현재를 살지 못했다. 교육을 너무 많은 돈으로 해결하려고 덤볐고 결국 끊임없이 그 보상을 요구해 왔다. 교육과 돈의 거래, 사 주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아이들, 소비가 놀이가 되었을 때 배움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무서운 현실이다.

‘부모’라는 이름의 외로운 별들을 위해 도서관에서는 부모학교를 준비했다. 성장의 비밀, 공동육아의 필요성, 책 고르기와 책 읽어주기, 아빠육아, 작가와 만남 등 매번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부모들을 만난다. 도서관에서 아기를 함께 키우며 태어나줘서 고마운 아이들을 사랑과 기쁨으로 돌보고 싶어서 말이다. 도서관의 별관에는 부모들을 위한 책 1만 권을 따로 비치했다. 여기 있는 책만 다 읽고 배우고 생각하고 실천해도 어른 아이 모두가 행복할 것 같다.

» 제3회 참사랑 부모학교에서 한미화 선생님이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정봉남.올해 세 번째 부모학교가 열렸다. 여러 책을 함께 읽으면서 ‘그림책과 시간’의 문제를 생각해보았고, “네가 보지 않은 건 될 수 없다.”는 화두를 가지고 상상력의 고립에 대해, 신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해 살펴보았다, 자율성을 거세하는 부모와 무기력한 아이를 만드는 세상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고개를 끄덕이며 가슴을 쿵쿵 쓸어내리며 엄마 아빠인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잊고 지냈던 어린 나를 만나는 시간이기도 했다. 양육자로서 태도와 세계관이 어떻게 아이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깨닫고 더 나은 관계들을 맺어보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인간이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거나 성숙해져간다는 것은 결국 자신 안에 억압하고 있던 어린이를 한 순간 해방시켜 자기 안의 어린이를 뚜렷하게 인식해가는 과정이다.” (다니카와 슌타로) 

이번엔 ‘잠자리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아이들은 왜 쉽게 잠들지 못할까? 아이들은 밤에 혼자 남겨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내일이 온다는 것을 믿을 수 없어서 쉽게 잠들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니 엄마 품에 안겨서 내일도 오늘처럼 똑같이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일은 아이에게 정말로 중요한 일이었다.

마침 신간으로 들어온 《한밤중에 아무도 몰래》는 우리가 찾아낸 잠자리 그림책 가운데 한 권이었다. 한밤중에 문득 잠이 깬 아이가 누린 마법과도 같은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한나는 깜짝 놀라 언니를 깨웠지만/아무리 흔들어도 언니가 일어나지 않더래./한나는 할 수 없이/치로하고 둘이서 화장실에 갔대./언니도/엄마도/아빠도/모두 다 쿨쿨 자고 있어서/한나는.../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치로한테 주고/살짝 체리를 꺼내먹었는데/야단치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래./다시 방으로 돌아왔는데도/언니는 여전히 잠만 자고 있어서/한나는 살짝 언니 인형을 데려오고/언니 오르골도 잠시 빌리고/언니 공책이랑 색연필이랑/필통도 빌려와서/이불 속에서 혼자 한참을 놀았대./그런데도 언니는 아무것도 모르고 클쿨 잠만 자서/한나는 소리죽여 쿡쿡 웃었대...” 

이렇게 한나는 밤이라는 조용하고 그윽한 시간에 작은 일탈을 경험하고 창밖으로 아침이 오는 걸 본다. 

어른이 항상 지켜보고 있으면 어린이는 꿈꾸지 못하고 자라지 못한다. 어린이는 어른이 없는 사이에 자란다는 걸 이토록 사랑스럽게 보여주는 그림책을 만나니 기분이 좋았다. 누구도 모르는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의 소중함, 그 해방감과 자유로움 앞에서 잠시 먹먹해졌다.

대체로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 하지만 딱 하나 해 주지 않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아이를 있는 그대로 봐 주고 자기만의 시간 속에 내버려 두는 일이다.

육아에 지친 부모들을 위한 책도 발견했다. 《날 좀 그냥 내버려 둬!》는 혼자만의 시간을 꿈꿔 본 모두가 공감을 보낼 그림책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자유시간이 사라져버린 부모들은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한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 차라리 아파서 입원이라도 했으면...' 하지만 그 마음을 모르는 아이는 오히려 부모의 관심을 얻기 위해 더 말썽을 피우기 일쑤다.

뜨개질할 여유를 찾아 숲으로, 동굴로, 달로, 우주의 웜홀까지 간 할머니의 모습은 재미있고 시종 할머니를 방해하는 아이들, 곰, 산양, 달 사람들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 서로의 입장을 곰곰 생각해볼 수 있다. 《날 좀 그냥 내버려 둬!》는 혼자 있고 싶은 어른과 아이의 마음을 모두 어루만져준다. 비로소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에서 할 일을 마친 할머니의 표정은 담담하고 행복하다. 아무래도 “날 좀 그냥 내버려 둬!”는 새로운 유행어가 될 지도 모르겠다. 

» 제3회 참사랑 부모학교에서 이승욱 선생님이 강연에 참가한 부모의 아이를 안고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정봉남

부모학교가 진행되는 동안 마음이 감동으로 꽉 찼다. 물리적으로는 있지만 심리적으로는 부재하고, 공급하는 부모는 있지만 공유자 부모는 없는 시대에 ‘있는 부모’로 존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아이를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유일한 것은/ 내가 먼저 잘 사는 것/ 내 삶을 똑바로 사는 것이었다/ 유일한 자신의 삶조차 자기답게 살아가지 못한 자가 미래에서 온 아이의 삶을 함부로 손대려 하는 건/ 결코 해서는 안 될 월권행위이기에/ 나는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자 안달하기보다/ 먼저 한 사람의 좋은 벗이 되고/ 닮고 싶은 인생의 선배가 되고/ 행여 내가 후진 존재가 되지 않도록/ 아이에게 끊임없이 배워 가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저 내 아이를/ ‘믿음의 침묵’으로 지켜보면서/ 이 지구별 위를 잠시 동행하는 것이었다” (박노해 시, ‘부모로서 해 줄 단 세 가지’에서)

연두부 같은 어린 존재가 세상을 이해하고 사랑하기까지 세상을 신뢰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라는 이름의 외로운 별들이 잊지 말아야 할, 놀라운 비밀을 공유하며 부모학교를 마쳤다. 아이들은 부모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살기를 바란다는 것. 아이들이 바라는 부모는 ‘자기 삶을 열심히 살면서 반짝이는 눈동자를 지닌 부모’라는 사실이다. 도서관에서 함께 배우고 고민하며 실천하려 애쓰는 부모들과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기쁘고 고맙다.

» 부모교육을 받고 있는 부모들. 사진 정봉남. 도서관에 오는 엄마들은 젊고 의욕적이다. 아이 교육에 관심이 높아 학교 일이나 학부모 모임, 좋은 정보 찾기에 열정을 쏟는다. 아기 짐 보따리 하나씩 거뜬히 들고서 도서관의 행사나 프로그램에 부지런히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들을 잘 키울 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그런데 막상 이야기를 나눠보면 걱정도 많고 불안하고 자신의 감정과 욕망을 조절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하루하루가 바쁜 젊은 엄마들의 분주한 걸음, 흔들리는 눈동자, 피로한 얼굴들을 마주하고 있으면 참으로 애잔하다. 

사랑이 방향을 잃으면 무서운 칼이 된다고 했다. 의도하지 않았으나 부모의 강박을 아이들에게 뒤집어씌워 아이를 조바심 나게 해 놓고 후회하는 날들이 부지기수다. 어쩌다 엄마들은 노심초사 불안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을까? 진짜 중요한 문제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하지 말란 말이야. 안 된다니까’를 입에 달고 살면서 스스로 소진되어 현재를 살지 못했다. 교육을 너무 많은 돈으로 해결하려고 덤볐고 결국 끊임없이 그 보상을 요구해 왔다. 교육과 돈의 거래, 사 주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아이들, 소비가 놀이가 되었을 때 배움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무서운 현실이다.

‘부모’라는 이름의 외로운 별들을 위해 도서관에서는 부모학교를 준비했다. 성장의 비밀, 공동육아의 필요성, 책 고르기와 책 읽어주기, 아빠육아, 작가와 만남 등 매번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부모들을 만난다. 도서관에서 아기를 함께 키우며 태어나줘서 고마운 아이들을 사랑과 기쁨으로 돌보고 싶어서 말이다. 도서관의 별관에는 부모들을 위한 책 1만 권을 따로 비치했다. 여기 있는 책만 다 읽고 배우고 생각하고 실천해도 어른 아이 모두가 행복할 것 같다.

» 제3회 참사랑 부모학교에서 한미화 선생님이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정봉남.올해 세 번째 부모학교가 열렸다. 여러 책을 함께 읽으면서 ‘그림책과 시간’의 문제를 생각해보았고, “네가 보지 않은 건 될 수 없다.”는 화두를 가지고 상상력의 고립에 대해, 신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해 살펴보았다, 자율성을 거세하는 부모와 무기력한 아이를 만드는 세상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고개를 끄덕이며 가슴을 쿵쿵 쓸어내리며 엄마 아빠인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잊고 지냈던 어린 나를 만나는 시간이기도 했다. 양육자로서 태도와 세계관이 어떻게 아이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깨닫고 더 나은 관계들을 맺어보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인간이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거나 성숙해져간다는 것은 결국 자신 안에 억압하고 있던 어린이를 한 순간 해방시켜 자기 안의 어린이를 뚜렷하게 인식해가는 과정이다.” (다니카와 슌타로) 

이번엔 ‘잠자리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아이들은 왜 쉽게 잠들지 못할까? 아이들은 밤에 혼자 남겨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내일이 온다는 것을 믿을 수 없어서 쉽게 잠들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니 엄마 품에 안겨서 내일도 오늘처럼 똑같이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일은 아이에게 정말로 중요한 일이었다.

마침 신간으로 들어온 《한밤중에 아무도 몰래》는 우리가 찾아낸 잠자리 그림책 가운데 한 권이었다. 한밤중에 문득 잠이 깬 아이가 누린 마법과도 같은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한나는 깜짝 놀라 언니를 깨웠지만/아무리 흔들어도 언니가 일어나지 않더래./한나는 할 수 없이/치로하고 둘이서 화장실에 갔대./언니도/엄마도/아빠도/모두 다 쿨쿨 자고 있어서/한나는.../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치로한테 주고/살짝 체리를 꺼내먹었는데/야단치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래./다시 방으로 돌아왔는데도/언니는 여전히 잠만 자고 있어서/한나는 살짝 언니 인형을 데려오고/언니 오르골도 잠시 빌리고/언니 공책이랑 색연필이랑/필통도 빌려와서/이불 속에서 혼자 한참을 놀았대./그런데도 언니는 아무것도 모르고 클쿨 잠만 자서/한나는 소리죽여 쿡쿡 웃었대...” 

이렇게 한나는 밤이라는 조용하고 그윽한 시간에 작은 일탈을 경험하고 창밖으로 아침이 오는 걸 본다. 

어른이 항상 지켜보고 있으면 어린이는 꿈꾸지 못하고 자라지 못한다. 어린이는 어른이 없는 사이에 자란다는 걸 이토록 사랑스럽게 보여주는 그림책을 만나니 기분이 좋았다. 누구도 모르는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의 소중함, 그 해방감과 자유로움 앞에서 잠시 먹먹해졌다.

대체로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 하지만 딱 하나 해 주지 않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아이를 있는 그대로 봐 주고 자기만의 시간 속에 내버려 두는 일이다.

육아에 지친 부모들을 위한 책도 발견했다. 《날 좀 그냥 내버려 둬!》는 혼자만의 시간을 꿈꿔 본 모두가 공감을 보낼 그림책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자유시간이 사라져버린 부모들은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한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 차라리 아파서 입원이라도 했으면...' 하지만 그 마음을 모르는 아이는 오히려 부모의 관심을 얻기 위해 더 말썽을 피우기 일쑤다.

뜨개질할 여유를 찾아 숲으로, 동굴로, 달로, 우주의 웜홀까지 간 할머니의 모습은 재미있고 시종 할머니를 방해하는 아이들, 곰, 산양, 달 사람들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 서로의 입장을 곰곰 생각해볼 수 있다. 《날 좀 그냥 내버려 둬!》는 혼자 있고 싶은 어른과 아이의 마음을 모두 어루만져준다. 비로소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에서 할 일을 마친 할머니의 표정은 담담하고 행복하다. 아무래도 “날 좀 그냥 내버려 둬!”는 새로운 유행어가 될 지도 모르겠다. 

» 제3회 참사랑 부모학교에서 이승욱 선생님이 강연에 참가한 부모의 아이를 안고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정봉남

부모학교가 진행되는 동안 마음이 감동으로 꽉 찼다. 물리적으로는 있지만 심리적으로는 부재하고, 공급하는 부모는 있지만 공유자 부모는 없는 시대에 ‘있는 부모’로 존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아이를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유일한 것은/ 내가 먼저 잘 사는 것/ 내 삶을 똑바로 사는 것이었다/ 유일한 자신의 삶조차 자기답게 살아가지 못한 자가 미래에서 온 아이의 삶을 함부로 손대려 하는 건/ 결코 해서는 안 될 월권행위이기에/ 나는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자 안달하기보다/ 먼저 한 사람의 좋은 벗이 되고/ 닮고 싶은 인생의 선배가 되고/ 행여 내가 후진 존재가 되지 않도록/ 아이에게 끊임없이 배워 가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저 내 아이를/ ‘믿음의 침묵’으로 지켜보면서/ 이 지구별 위를 잠시 동행하는 것이었다” (박노해 시, ‘부모로서 해 줄 단 세 가지’에서)

연두부 같은 어린 존재가 세상을 이해하고 사랑하기까지 세상을 신뢰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라는 이름의 외로운 별들이 잊지 말아야 할, 놀라운 비밀을 공유하며 부모학교를 마쳤다. 아이들은 부모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살기를 바란다는 것. 아이들이 바라는 부모는 ‘자기 삶을 열심히 살면서 반짝이는 눈동자를 지닌 부모’라는 사실이다. 도서관에서 함께 배우고 고민하며 실천하려 애쓰는 부모들과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기쁘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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