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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겁 대신 용기를 먹었대


김진경 글, 홍미현 그림/비룡소·8000원

의 주인공인 초등학생 종민이를 보고 있자니 우리집 아이의 얼굴이 겹친다. 겁이 많아 혼자서는 절대로 못 자고, 밥도 항상 깨작깨작 먹는다. 종민이는 게다가 아토피까지 심하다. 그럴수록 부모들은 더욱 아이를 끼고돌기 마련이다. 몸은 항상 깨끗하게 씻겨주고, 집은 조금이라도 더러워질까봐 열심히 쓸고 닦는다.

하지만 종민이의 마음속에는 용기 있고 씩씩한 어린이가 되고 싶은, ‘성장하고픈 욕망’이 가득하다. 그리고 엄마가 못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며 아빠의 해외출장길에 동행한 2주 동안 몸과 마음이 부쩍 자랄 절호의 기회를 맞는다. 삼촌과 함께 시골 할머니집에 가게 된 것이다.

도시에서 아파트 생활만 하던 종민이에게는 시골 생활은 많은 것이 낯설고 또 무섭다. 냇가에 물고기를 잡으러 가서는 물뱀이 나올까봐 겁나고, 저수지는 빠져죽은 아이 귀신이 잡으러 올까봐 겁난다. 그런데 삼촌이 넌지시 비밀을 하나 알려준다. 할머니가 된장찌개에 넣어 주시는 ‘두꺼비 뿔’을 먹으면 겁이 없어진다고. 백년을 넘긴 두꺼비에게서만 나는 팽이버섯을 닮은 이 뿔을 먹고 자기도 겁이 없어졌다고.

두꺼비 뿔을 먹은 종민이는 용기백배해 밤에 혼자 자기에 도전한다. 물론, 마음대로 잠들 수 있을 리가 없다. 벽장에서는 귀신처럼 생긴 기다란 그림자들이 스멀스멀 기어나오고 벽에는 푸르스름한 눈으로 자기를 쏘아보는(사실은 삼촌이 붙여놓은 야광스티커다) 괴물이 서 있다. 하지만 종민이는 결국 두꺼비 뿔 덕분에 괴물들을 물리치고 혼자 잠자는 데 성공한다. 나중에 엄마가 첫눈에 못 알아볼 정도로, 시골에서 맘껏 뛰어놀며 ‘원시인’처럼 변한 종민이는 결국 아토피까지 감쪽같이 사라져서 도시로 돌아온다. 무지갯빛이 나는 새치 모양을 한 두꺼비 뿔을 머리에 간직한 채로.

지은이는 판타지동화 시리즈로 프랑스의 저명한 아동청소년 문학상 ‘앵코륍티블 상’을 받은 김진경씨. 그가 초등학교 저학년들을 위해 새로 내놓은 이 책은 한 아이의 짧은 성장기이자 아이를 독립적으로 키우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보내는 글이다. 아이들이 놀이와 모험을 통해 스스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부모가 어디 있을까. 하지만 그것을 실제로 실행에 옮기고 아이의 성장통을 느긋하게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가진, 두꺼비 뿔을 가진 부모는 또 얼마나 될까. 6살이 되면 혼자 자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해 놓고, 이제는 8살부터 혼자 자겠다고 우기는 아들과 두꺼비 뿔을 나눠 먹고 싶다. 그런데 영악한 그놈이 ‘에이, 그런게 어딨어’라고 할 거 같아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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