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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석의 내가 사랑한 그림책] 눈물바다

서현 지음/사계절·9800원.

부모들은 아이의 울음을 견디기 어려워한다. 그저 자기 감정에 충실할 뿐인데 부모는 불편하다. 처음엔 뭔가 해줘야 할 것만 같고, 그래도 울면 자기 노력을 몰라주는 아이에게 화가 나고, 어찌해야 할지 몰라 절망감을 느낀다. 남의 눈을 의식하는 부모라면 남들이 자기를 나쁘게 볼까 걱정이 든다. 자존감 낮은 부모라면 자신이 못난 증거인 듯 느껴져 견디기 어렵다. 그래서 아이에게 그만 울라고 다그친다.

그러나 울음은 분명 도움이 된다. 크게 울고 나면 슬픔이 씻겨 나간다. 감정을 표현하면 미숙한 것이라 교육받았기에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슬퍼도 제대로 울지 못한다. 그리고 계속 속을 끓인다. 나는 마음껏 내 감정을 표출하지 못하는데 너는 어찌 그렇게 마음대로 하니? 우리 마음속 아이는 현실의 내 아이를 질투한다.

는 놀라운 그림책이다. 책 얼개에 아이의 슬픔을 치유하는 과정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첫 작품이란 점이 더욱 놀라운데 아마도 작가는 오랜 시간 자신의 슬픔을 다루면서 책을 머릿속에서 만들어 왔을 것이다.

슬픈 아이에게 우선 필요한 것은 위로의 눈빛이다. 속상해 보인다고 토닥이고 그럴 만하다고 인정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왜 화가 났는지, 왜 짜증이 났는지를 말로 표현한다. 그 말은 그냥 아이가 바라본 현실이다. 당연히 객관적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그저 들어준다. 이 순간 아이에겐 그 현실이 소중하니까.

아이는 말하면서 더 감정이 고양된다. 마침내 눈물을 흘린다. 때로는 그 감정이 무척 격렬하다. 세상 모든 것을 다 미워하고, 마음속에서나마 멋대로 흔들고 싶어한다. 그러면 어떠랴? 마음속일 뿐인데. 감정이 한바탕 소용돌이친 뒤 아이의 마음은 가라앉는다. 이제 아이는 다시 감정을 수습한다. 얄미운 부모도, 기분 나쁜 선생님도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말한다. 책에서 빨랫줄에 부모와 선생님을 말리듯 아이도 자신의 긍정적인 마음을 화난 대상에게 쪼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현실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인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

이 책의 미덕은 유머다. 그 핵심엔 과장이 있다. 울음이 홍수를 냈다는 이야기는 아이의 상상을 넘어선다. 자기 정도 슬픈 것은 아무것도 아니구나, 슬퍼해도 괜찮다는 생각에 아이는 우선 위안을 받는다. 그다음으로 엉뚱함이 있다. 아이의 눈물이 일으킨 홍수 속에서 박태환 선수가 수영을 하고 노아의 방주가 있고 심청이는 인당수로 뛰어든다. 깨알 같은 디테일은 책 읽는 아이를 미소짓게 하고,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그 과정에서 슬픔은 객관화된다.

슬픔 아닌 다른 감정도 중요하다. 그렇게까지 슬퍼만 할 이유는 없다고. 그것을 말로 하면 얼마나 지루할까? 이 책은 그런 잔소리의 지겨움이 없다. 그저 재미있게 보여준다. 아이는 주인공을 따라가며 자신의 감정을 인정받고, 풀어내고, 새로 출발하고 싶어한다. 그때 부모가 그저 옆에 있어 주면 된다. 긴 말이 필요치 않다. 너도 이런 마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주고, 그 감정조차도 부모에겐 소중하다고 말해주면 그만이다. 슬픔도 힘이 된다. 그 슬픔을 공감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더욱 그렇다. 서현 지음/사계절·9800원.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 그림 사계절 제공 서현 지음/사계절·9800원.

부모들은 아이의 울음을 견디기 어려워한다. 그저 자기 감정에 충실할 뿐인데 부모는 불편하다. 처음엔 뭔가 해줘야 할 것만 같고, 그래도 울면 자기 노력을 몰라주는 아이에게 화가 나고, 어찌해야 할지 몰라 절망감을 느낀다. 남의 눈을 의식하는 부모라면 남들이 자기를 나쁘게 볼까 걱정이 든다. 자존감 낮은 부모라면 자신이 못난 증거인 듯 느껴져 견디기 어렵다. 그래서 아이에게 그만 울라고 다그친다.

그러나 울음은 분명 도움이 된다. 크게 울고 나면 슬픔이 씻겨 나간다. 감정을 표현하면 미숙한 것이라 교육받았기에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슬퍼도 제대로 울지 못한다. 그리고 계속 속을 끓인다. 나는 마음껏 내 감정을 표출하지 못하는데 너는 어찌 그렇게 마음대로 하니? 우리 마음속 아이는 현실의 내 아이를 질투한다.

는 놀라운 그림책이다. 책 얼개에 아이의 슬픔을 치유하는 과정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첫 작품이란 점이 더욱 놀라운데 아마도 작가는 오랜 시간 자신의 슬픔을 다루면서 책을 머릿속에서 만들어 왔을 것이다.

슬픈 아이에게 우선 필요한 것은 위로의 눈빛이다. 속상해 보인다고 토닥이고 그럴 만하다고 인정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왜 화가 났는지, 왜 짜증이 났는지를 말로 표현한다. 그 말은 그냥 아이가 바라본 현실이다. 당연히 객관적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그저 들어준다. 이 순간 아이에겐 그 현실이 소중하니까.

아이는 말하면서 더 감정이 고양된다. 마침내 눈물을 흘린다. 때로는 그 감정이 무척 격렬하다. 세상 모든 것을 다 미워하고, 마음속에서나마 멋대로 흔들고 싶어한다. 그러면 어떠랴? 마음속일 뿐인데. 감정이 한바탕 소용돌이친 뒤 아이의 마음은 가라앉는다. 이제 아이는 다시 감정을 수습한다. 얄미운 부모도, 기분 나쁜 선생님도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말한다. 책에서 빨랫줄에 부모와 선생님을 말리듯 아이도 자신의 긍정적인 마음을 화난 대상에게 쪼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현실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인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

이 책의 미덕은 유머다. 그 핵심엔 과장이 있다. 울음이 홍수를 냈다는 이야기는 아이의 상상을 넘어선다. 자기 정도 슬픈 것은 아무것도 아니구나, 슬퍼해도 괜찮다는 생각에 아이는 우선 위안을 받는다. 그다음으로 엉뚱함이 있다. 아이의 눈물이 일으킨 홍수 속에서 박태환 선수가 수영을 하고 노아의 방주가 있고 심청이는 인당수로 뛰어든다. 깨알 같은 디테일은 책 읽는 아이를 미소짓게 하고,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그 과정에서 슬픔은 객관화된다.

슬픔 아닌 다른 감정도 중요하다. 그렇게까지 슬퍼만 할 이유는 없다고. 그것을 말로 하면 얼마나 지루할까? 이 책은 그런 잔소리의 지겨움이 없다. 그저 재미있게 보여준다. 아이는 주인공을 따라가며 자신의 감정을 인정받고, 풀어내고, 새로 출발하고 싶어한다. 그때 부모가 그저 옆에 있어 주면 된다. 긴 말이 필요치 않다. 너도 이런 마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주고, 그 감정조차도 부모에겐 소중하다고 말해주면 그만이다. 슬픔도 힘이 된다. 그 슬픔을 공감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더욱 그렇다. 서현 지음/사계절·9800원.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 그림 사계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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