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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 보존 개념을 알아요

피아제의 ‘수의 보존 개념’은 널리 알려져 있다. 흔히 알려져 있는 내용을 간단한 사례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아이에게 그림과 같이 두 줄을 제시하고 두 줄이 각각 몇 개인지를 묻는다. 아이가 두 줄 모두 7개라고 바르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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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위의 두 줄 중에서 아래 줄의 간격을 좀 더 늘려서 제시했을 때 아이가 아래 줄이 더 개수가 많다고 답한다면, 이 아이는 수 보존 개념이 완성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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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수 보존이란, 물체를 어떻게 배열하든지 간에, 더하거나 빼는 활동이 없다면, 그 수량은 같음을 말한다. 개수가 같은 두 모임에서 어느 한 모임의 외형을 바꾸어도 두 모임의 개수는 여전히 같음을 인식하는 능력이 수 보존 개념이다. 

정이네는 유치원에서 알게 된 가족이다. 정이의 학교 통학을 도와주게 되면서 정이네 집에 자주 드나든다. 오후에 큰딸 정이를 데리고 가면 정이엄마가 손수 만든 맛있는 간식을 챙겨준다. 간식을 먹다보면 엉덩이가 무거워져 두 엄마는 마루에서 한참 수다를 떨고 있다. 더군다나 그 집 둘째가 해님이와 동갑이라 할 이야기들이 적지 않다. 하루는 정이엄마가

“얘는 (열한 살인) 언니보다 수로 뭔가를 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

라고 말문을 열면서, 3년 7개월 된 아이가 한 질문을 전한다. 

“엄마, 이렇게 해도 네 개고, 이렇게 해도 네 개야?"'

라면서, 한번은 엄지손가락을 접은 한손을 보여주고, 한번은 새끼손가락을 접은 한손을 보여준다. 또 한 번은 엄마가 누구를 여덟 살이라고 하면서 손가락으로 여덟 개(한 손은 다섯 개, 다른 손은 세 개)를 펴서 보여주었더니, 자기도 따라 엄마처럼 여덟 개를 손가락으로 펴고는 

"엄마, 이렇게 해도 여덟 개고, 이렇게 해도 여덟 개야?"

라면서, 한번은 두 손을 가까이 모았다가, 한번은 두 손을 멀리 떨어뜨려 놓는다. 

아이의 질문과 행동들에서 피아제가 말한 ‘수 보존 개념’과 유사한 것을 엿볼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더니, 정이엄마가 새삼스레 밝게 웃는다. 동갑이면서 5개월 정도 먼저 태어난 해님에게서는 그때까지 그런 행동을 본 적이 없다. 언제쯤 그런 행동이 나타날까 자못 궁금하다. 

모처럼 온 가족이 모여 같이 저녁밥을 먹는다. 만 4년 10개월 된 해님이가 

"우리는 가족이 네 명이야" 

라는 말을 하더니,

"하나, 둘, 셋, 넷" 해서 아빠부터 차례대로 세어보고, 다시 "하나, 둘, 셋, 넷" 하면서 순서를 바꾸어 엄마부터 센다. 

넷을 이렇게도 세어보고, 저렇게도 세어보는 해님이. 드디어 이 아이에게도 ‘수의 보존’이 찾아온 것일까? 아이가 “엄마, 이렇게 세어도 넷이고, 저렇게 세어도 넷이야. 어떻게 세어도 넷은 넷이야”라는 식으로 말했다면, 수의 보존 개념이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 아이가 이렇게 저렇게 세어 본 것인데, 그 속을 어찌 알까, 물어볼 수도 없고.

만 6년 8개월 즈음 해님이가 거실에서 뒹굴뒹굴 거린다. 새해가 지나면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리나라 나이로) 7살이 되었다. 자기 오른손의 손가락들을 하나씩 차례로 접다가 펴면서, 

“엄마,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이렇게 세어도 일곱이고” 

이어서, 왼쪽 손가락을 하나씩 접었다 펴면서 다시 

“엄마,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이렇게 세어도 일곱이고, 모두 내 나이 일곱 살이지.” 

일곱 살인 해님에게 ‘일곱’이라는 수는 무척 소중하다. 이리 봐도 내 사랑 저리 봐도 내 사랑인 것처럼, 이리 세어 봐도 일곱, 저리 세어 봐도 일곱, 자랑스러운 해님이의 일곱 살이다. 피아제가 수 보존 개념은 6.5살에서 7살 사이에 형성된다고 밝혔다는데, 딱 들어맞는 것 같아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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