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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생겼을까” 조금은 진지한 질문

생명축제·이어져 있어요!·덕분입니다

구사바 가즈히사 글, 헤이안자 모토나오 그림, 고향옥 옮김/내인생의책·각 권 1만2000원

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그림책들이 적지 않다. 엄마 뱃속에서 ‘나’라는 존재가 만들어져 세상에 나오기까지를 알려주거나 유기견 등 버려진 생명체를 거둬 어루만지는 내용들이 주류를 이룬다. 3권이 한 시리즈로 나온 는 생명의 가치를 좀더 철학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는 깊이 있는 그림책이다.

의 주인공 코우는 가족들과 성묘를 가서 할머니에게서 ‘조상님’의 의미를 배운다. 할머니는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엄마와 아빠, 엄마와 아빠를 낳아준 할머니와 할아버지들,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태어나게 한 증조할머니와 증조할아버지를 연결시키며 우주의 시작에서 지금의 나까지 이어져 있다는 걸 설명해준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조상님 중에 한 분만 없었어도 넌 태어날 수 없었단다. 그러니까 네 생명은 조상님의 생명이기도 한 게야.”

는 ‘탯줄’을 모티브로 삼아 생명에서 생명으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삶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 갓 태어난 강아지의 배꼽에 달려 있는 탯줄이 뭔지 궁금해하는 미즈에게, 엄마는 미즈와 엄마도 탯줄로 이어져 있었음을, 그리고 엄마와 할머니도, 할머니와 할머니의 엄마도 탯줄로 이어져 있었음을 알려준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엄마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아기를 낳고,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안아주며 끝없이 이어져가는 소중한 연결’이 생명이다.

는 앞의 책들이 알려준 연속성의 개념을 좀더 포괄적으로 확장한다. 유우는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조상님과 생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쌀과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 햇빛과 바람 등 ‘내 심장을 뛰게 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감사의 중요함을 할아버지한테서 듣는다.

지은이는 오랫동안 유치원 아이들에게 생명과 인권 강의를 해온 경력을 밑거름으로 삼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단순하지 않은 이야기를 담아냈다. 각 권마다 중간에 팝업처럼 펼쳐지는 커다란 지면에는 부모에서 부모로 끝없이 이어지거나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아기들이 배꼽 탯줄을 통해 하나로 이어진 모습들이 그려져 있다. 이 시리즈가 말하는 무한함이나 영속성 같은 추상적인 개념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표현했다.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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