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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석의 내가 사랑한 그림책] 무지개 물고기

마르쿠스 피스터 지음, 공경희 옮김/시공주니어·1만2000원

마르쿠스 피스터의 는 나눔과 공존에 대한 이야기다. 요즘 어린아이들은 집안의 왕 노릇을 한다. 물리적 힘은 없지만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게 만드는 힘 덕분이다. 하지만 왕 노릇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가면서 처음 심각한 도전을 맞는다. 이곳에서 자신은 더는 중심이 아니고, 놀랍게도 사람들은 자기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자기가 멋진 모습을 보여주거나 잘하는 것을 뽐내면 사람들은 모두 박수치고 좋아했다. 그런데 친구들은 그러지 않는다. 노는 것은 재미있지만 아이들은 지금까지 내가 만났던 사람들과 너무 다르다. 내게 맞춰주지도 않고 내가 잘난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경계한다.

무지개 물고기는 아름다운 비늘을 가졌다. 빨강과 보라, 녹색의 알록달록한 비늘만으로도 멋지지만 다른 친구들은 갖지 못한 반짝이는 비늘은 무지개 물고기만의 것이다. 다른 물고기들은 그것이 부럽다. 하나 나눠달라고 한다. 하지만 나눠달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반짝이는 비늘은 나 혼자만 갖고 있기에 꼬리에 힘 좀 줘가며 헤엄칠 수 있는 건데. 그걸 나눠줘 모두 갖게 되면 나만의 자랑거리는 사라진다. 무지개 물고기는 냉정히 거절한다. 그리고 친구들은 그런 무지개 물고기를 냉정히 거절한다. 비늘 때문에 모두 자기를 좋아할 줄 알았는데, 비늘 때문에 모두 자기를 미워하는 상황. 딜레마다.

무지개 물고기는 문어 할머니를 찾아가 해결책을 구한다. 문어 할머니는 소중한 것을 함께 나누라고 말한다. 무지개 물고기는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 생각했지만 계속 외톨이로 살 수는 없다. 무지개 물고기는 작은 비늘 하나를 벌벌 떨며 작은 물고기에게 건넨다. 그런데 작은 물고기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하나를 주었지만 더 큰 것을 얻은 기분이다. 가진 것을 주고 친구를 얻었으니 그럴 수밖에. 이제 무지개 물고기는 자기 비늘을 한 개만 남겨두고 모두 나눠준다. 그리고 아이들 중의 한 명이 된다.

자기가 중심인 사회에서 그저 여러 명 중 한 명인 사회로의 이전. 아이들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처음 적응할 때 힘들어하며 우는 이유이다. 아이들의 분리불안은 단순히 떨어진 엄마가 보고 싶어 우는 게 아니다.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 힘들고 그럴 때면 위안받고 싶은데, 그때 엄마가 옆에 없으니 우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의 어려움은 요즘 아이들의 사회화 초기에 거치는 필수적 과정이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

마르쿠스 피스터의 이 아기자기한 예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그의 환상적인 그림 때문만은 아니다. 부모들의 골칫거리인 아이들의 사회화 방법을 짧고 흥미로운 우화로 잘 전달하기 때문이다. 혼자 살 수는 없고, 함께 나누는 것이 자신을 위하는 것이라는 이 단순한 진실을 그저 말로 해준다고 아이가 깨닫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물고기가 주인공이어서, 자신들의 말로 쓰인 재미난 이야기여서, 그리고 수채화 느낌의 담백한 그림 위에 반짝이는 홀로그램이 마냥 신기해서 아이는 그 이야기에 쉽게 매혹된다. 부모 역시 아이가 유치원에서 친구와 싸우고, 어린이집에서 친구 때문에 마음 상했을 때면 이 책이 떠오른다. 어찌 보면 이 책은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윤리 교과서이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 그림 시공주니어 제공

마르쿠스 피스터 지음, 공경희 옮김/시공주니어·1만2000원

마르쿠스 피스터의 는 나눔과 공존에 대한 이야기다. 요즘 어린아이들은 집안의 왕 노릇을 한다. 물리적 힘은 없지만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게 만드는 힘 덕분이다. 하지만 왕 노릇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가면서 처음 심각한 도전을 맞는다. 이곳에서 자신은 더는 중심이 아니고, 놀랍게도 사람들은 자기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자기가 멋진 모습을 보여주거나 잘하는 것을 뽐내면 사람들은 모두 박수치고 좋아했다. 그런데 친구들은 그러지 않는다. 노는 것은 재미있지만 아이들은 지금까지 내가 만났던 사람들과 너무 다르다. 내게 맞춰주지도 않고 내가 잘난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경계한다.

무지개 물고기는 아름다운 비늘을 가졌다. 빨강과 보라, 녹색의 알록달록한 비늘만으로도 멋지지만 다른 친구들은 갖지 못한 반짝이는 비늘은 무지개 물고기만의 것이다. 다른 물고기들은 그것이 부럽다. 하나 나눠달라고 한다. 하지만 나눠달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반짝이는 비늘은 나 혼자만 갖고 있기에 꼬리에 힘 좀 줘가며 헤엄칠 수 있는 건데. 그걸 나눠줘 모두 갖게 되면 나만의 자랑거리는 사라진다. 무지개 물고기는 냉정히 거절한다. 그리고 친구들은 그런 무지개 물고기를 냉정히 거절한다. 비늘 때문에 모두 자기를 좋아할 줄 알았는데, 비늘 때문에 모두 자기를 미워하는 상황. 딜레마다.

무지개 물고기는 문어 할머니를 찾아가 해결책을 구한다. 문어 할머니는 소중한 것을 함께 나누라고 말한다. 무지개 물고기는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 생각했지만 계속 외톨이로 살 수는 없다. 무지개 물고기는 작은 비늘 하나를 벌벌 떨며 작은 물고기에게 건넨다. 그런데 작은 물고기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하나를 주었지만 더 큰 것을 얻은 기분이다. 가진 것을 주고 친구를 얻었으니 그럴 수밖에. 이제 무지개 물고기는 자기 비늘을 한 개만 남겨두고 모두 나눠준다. 그리고 아이들 중의 한 명이 된다.

자기가 중심인 사회에서 그저 여러 명 중 한 명인 사회로의 이전. 아이들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처음 적응할 때 힘들어하며 우는 이유이다. 아이들의 분리불안은 단순히 떨어진 엄마가 보고 싶어 우는 게 아니다.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 힘들고 그럴 때면 위안받고 싶은데, 그때 엄마가 옆에 없으니 우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의 어려움은 요즘 아이들의 사회화 초기에 거치는 필수적 과정이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

마르쿠스 피스터의 이 아기자기한 예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그의 환상적인 그림 때문만은 아니다. 부모들의 골칫거리인 아이들의 사회화 방법을 짧고 흥미로운 우화로 잘 전달하기 때문이다. 혼자 살 수는 없고, 함께 나누는 것이 자신을 위하는 것이라는 이 단순한 진실을 그저 말로 해준다고 아이가 깨닫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물고기가 주인공이어서, 자신들의 말로 쓰인 재미난 이야기여서, 그리고 수채화 느낌의 담백한 그림 위에 반짝이는 홀로그램이 마냥 신기해서 아이는 그 이야기에 쉽게 매혹된다. 부모 역시 아이가 유치원에서 친구와 싸우고, 어린이집에서 친구 때문에 마음 상했을 때면 이 책이 떠오른다. 어찌 보면 이 책은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윤리 교과서이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 그림 시공주니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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