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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멍 때릴 시간’을 부탁해


지난해 10월 진행된 제1회 멍때리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아무 생각을 하지 않고 쉬면서 ‘멍 때리는 시간’을 갖고 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9살 소녀는 하루에 세 곳씩 학원을 다니며 지나친 스트레스로 인해 멍한 상태의 모습을 자주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두뇌가 지나친 정보를 받아들이면 과부하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뉴시스

여름방학이 되면 많은 부모들은 이번에는 아이에게 어떤 교육을 시킬지 고민한다. 어떤 아이는 방학이라도 하루에 3~4가지가 넘는 학원을 순례하면서 쉬지 못하기도 한다. 여름방학 기간만이라도 아이들에게 ‘멍때릴 시간을 주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가 있다. 바로 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다. 그는 2010년부터 육아웹진 ‘베이비트리’(babytree.hani.co.kr)에서 두뇌교육 칼럼을 꾸준히 써왔다. 김 전문의는 최근 텔레비전의 한 프로그램에서 제1회 멍때리기 대회에서 우승한 9살 소녀를 만났다. 그는 “아이의 상태를 진단하고 자문을 해주면서 요즘 부모들이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두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너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두뇌 발달 전문가인 김 전문의로부터 아이들이 어떤 경우 스트레스를 받고 어떤 영향을 받는지, 스트레스로부터 아이 두뇌를 보호하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글을 받아 싣는다.

아이 재능 발견하려는 바쁜 마음
디지털미디어의 시청각 자극들
아이 뇌, 과부하로 스트레스 받아
뇌 한번에 7가지 정보 처리 어려워
방학 맞아 두뇌도 쉴 자유 줘야

제1회 멍때리기 대회에서 우승한 9살 소녀는 하루에 세 곳씩 학원을 다녔다. 가야금, 첼로, 피아노, 판소리, 발레, 태권도 등 모두 6개의 학원을 다녔다. 교육학을 전공한 엄마는 아이의 재능을 찾아주고 싶어했다. 또 아이는 학원을 억지로 다니는 것이 아니라 원해서 다니고 있었다. 밤늦도록 연습하는 아이에게 엄마가 자자고 하면 아이는 가야금 연습을 더 해야 한다고 밤 11시까지 연습했다. 아이는 수면 시간이 부족했고 낮에도 수시로 멍때리는 일이 많아졌다. 다양한 검사와 진단 결과 아이는 숨진 오빠를 그리워하고 있었고, 자신보다 무엇이든 더 잘했던 오빠와 같아지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오빠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요인도 있었지만, 아이의 재능을 빨리 발견해야 한다는 부모의 바쁜 마음도 이 아이에게 스트레스 요인이 된 것이 사실이다. 이 아이가 아니라도 부모들의 바쁜 마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이 많다. 인간의 ‘워킹 메모리’는 한계가 있어 한꺼번에 일곱 가지 이상의 정보를 저장하기 어렵다. 그런데 그 이상의 정보를 저장하도록 아이에게 요구하는 부모들이 있고, 그로 인해 뇌가 과부하 상태가 돼 멍한 상태가 되는 아이들이 있다.

부모의 바쁜 마음 이외에도 요즘 아이들의 뇌에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이 또 있다. 바로 지나친 시청각 자극이다. 최근 ‘스마트폰 이용자 중 60% 이상이 하루 평균 30번 이상 휴대전화를 들여다본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조사에서는 이용자들이 잠들기 직전까지 최소 6분에 한번씩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많은 아이들이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때는 휴식을 취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뇌는 그 순간마저도 쏟아지는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이렇게 아이들의 두뇌가 끊임없는 자극을 받고 휴식을 취하지 못하면 두뇌는 제 기능을 못한다. 인간의 뇌는 휴식을 통해 정보와 경험을 정리하고 기억을 축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로부터 우리 아이들의 뇌를 보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아이들의 디지털미디어 노출 시간을 줄여라. 디지털미디어는 더 재미있고, 더 흥미롭고, 더 자극적인 정보를 아이에게 준다. 그런 자극으로부터 아이의 뇌가 쉴 시간을 주어야 한다. 뇌가 처리하는 정보 중 70~80%를 차지하는 시각적 정보만 차단해도 머리는 맑아진다.

둘째, 아이에게 심호흡법과 명상법을 가르쳐라. 숨을 쉴 때 최대한 숨을 들여마시고 몇 초 동안 참는다. 그리고 천천히 숨을 내뱉는다. 숨을 크게 들여마시고 참는 동작이 폐를 확장시켜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킨다. 이러한 심호흡법은 긴장된 뇌를 이완시킨다. 또 아이에게 눈을 감고 평온한 장소 이미지를 떠올려보게 하는 등 명상법을 알려주는 것도 좋다.

셋째, 부정성을 긍정성으로 바꾸어주어라. 아이들은 날마다 자신들의 문제행동 때문에 부모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이가 “나는 다른 애들이랑 달라. 나 스스로 하는 일에는 한계가 있어”라고 말하면 “사람은 누구나 때때로 주의집중을 못할 때가 있어. 그래서 네 능력을 최고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뿐이야. 언제든지 너는 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자. 이렇게 부정적인 태도를 재구성해 아이가 자신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생각하도록 도와주면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넷째, 불확실성을 해소해주어라. 스트레스는 불확실성 때문에 오는 경우가 많다. 아이는 자신이 직면한 도전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면 할수록, 자율성을 더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자신감을 갖는다.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부모가 아이와 함께 주기적이고도 반복적으로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이해한 것을 다시 말하도록 한 뒤, 아이가 들은 것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주의 깊게 들어보아야 한다.

넷째, 적당한 긴장은 도움이 된다. 아이가 긴장을 하면 자신의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많지만, 사실 긴장은 아이한테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연구에 의하면 긴장을 하는 사람이 일을 더 잘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더 잘 대처하며, 학교 성적도 더 뛰어나고, 건강하려고 더 노력한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평소에 가지고 있던 적당한 긴장의 습관이 아이에게 도움을 준다.

다섯째, 결과보다는 과정과 노력에 관심을 기울여라. 과도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성적 같은 결과보다는 얼마나 지속적으로 했는지, 정리정돈에 얼마나 힘을 기울였는지 등의 노력에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과제물을 보니까 정말 열심히 했더구나, 장하다!”라는 부모의 말이 “100점을 맞다니 정말 장하다”라고 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지난해 10월 진행된 제1회 멍때리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아무 생각을 하지 않고 쉬면서 ‘멍 때리는 시간’을 갖고 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9살 소녀는 하루에 세 곳씩 학원을 다니며 지나친 스트레스로 인해 멍한 상태의 모습을 자주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두뇌가 지나친 정보를 받아들이면 과부하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뉴시스

여름방학이 되면 많은 부모들은 이번에는 아이에게 어떤 교육을 시킬지 고민한다. 어떤 아이는 방학이라도 하루에 3~4가지가 넘는 학원을 순례하면서 쉬지 못하기도 한다. 여름방학 기간만이라도 아이들에게 ‘멍때릴 시간을 주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가 있다. 바로 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다. 그는 2010년부터 육아웹진 ‘베이비트리’(babytree.hani.co.kr)에서 두뇌교육 칼럼을 꾸준히 써왔다. 김 전문의는 최근 텔레비전의 한 프로그램에서 제1회 멍때리기 대회에서 우승한 9살 소녀를 만났다. 그는 “아이의 상태를 진단하고 자문을 해주면서 요즘 부모들이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두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너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두뇌 발달 전문가인 김 전문의로부터 아이들이 어떤 경우 스트레스를 받고 어떤 영향을 받는지, 스트레스로부터 아이 두뇌를 보호하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글을 받아 싣는다.

아이 재능 발견하려는 바쁜 마음
디지털미디어의 시청각 자극들
아이 뇌, 과부하로 스트레스 받아
뇌 한번에 7가지 정보 처리 어려워
방학 맞아 두뇌도 쉴 자유 줘야

제1회 멍때리기 대회에서 우승한 9살 소녀는 하루에 세 곳씩 학원을 다녔다. 가야금, 첼로, 피아노, 판소리, 발레, 태권도 등 모두 6개의 학원을 다녔다. 교육학을 전공한 엄마는 아이의 재능을 찾아주고 싶어했다. 또 아이는 학원을 억지로 다니는 것이 아니라 원해서 다니고 있었다. 밤늦도록 연습하는 아이에게 엄마가 자자고 하면 아이는 가야금 연습을 더 해야 한다고 밤 11시까지 연습했다. 아이는 수면 시간이 부족했고 낮에도 수시로 멍때리는 일이 많아졌다. 다양한 검사와 진단 결과 아이는 숨진 오빠를 그리워하고 있었고, 자신보다 무엇이든 더 잘했던 오빠와 같아지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오빠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요인도 있었지만, 아이의 재능을 빨리 발견해야 한다는 부모의 바쁜 마음도 이 아이에게 스트레스 요인이 된 것이 사실이다. 이 아이가 아니라도 부모들의 바쁜 마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이 많다. 인간의 ‘워킹 메모리’는 한계가 있어 한꺼번에 일곱 가지 이상의 정보를 저장하기 어렵다. 그런데 그 이상의 정보를 저장하도록 아이에게 요구하는 부모들이 있고, 그로 인해 뇌가 과부하 상태가 돼 멍한 상태가 되는 아이들이 있다.

부모의 바쁜 마음 이외에도 요즘 아이들의 뇌에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이 또 있다. 바로 지나친 시청각 자극이다. 최근 ‘스마트폰 이용자 중 60% 이상이 하루 평균 30번 이상 휴대전화를 들여다본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조사에서는 이용자들이 잠들기 직전까지 최소 6분에 한번씩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많은 아이들이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때는 휴식을 취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뇌는 그 순간마저도 쏟아지는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이렇게 아이들의 두뇌가 끊임없는 자극을 받고 휴식을 취하지 못하면 두뇌는 제 기능을 못한다. 인간의 뇌는 휴식을 통해 정보와 경험을 정리하고 기억을 축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로부터 우리 아이들의 뇌를 보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아이들의 디지털미디어 노출 시간을 줄여라. 디지털미디어는 더 재미있고, 더 흥미롭고, 더 자극적인 정보를 아이에게 준다. 그런 자극으로부터 아이의 뇌가 쉴 시간을 주어야 한다. 뇌가 처리하는 정보 중 70~80%를 차지하는 시각적 정보만 차단해도 머리는 맑아진다.

둘째, 아이에게 심호흡법과 명상법을 가르쳐라. 숨을 쉴 때 최대한 숨을 들여마시고 몇 초 동안 참는다. 그리고 천천히 숨을 내뱉는다. 숨을 크게 들여마시고 참는 동작이 폐를 확장시켜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킨다. 이러한 심호흡법은 긴장된 뇌를 이완시킨다. 또 아이에게 눈을 감고 평온한 장소 이미지를 떠올려보게 하는 등 명상법을 알려주는 것도 좋다.

셋째, 부정성을 긍정성으로 바꾸어주어라. 아이들은 날마다 자신들의 문제행동 때문에 부모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이가 “나는 다른 애들이랑 달라. 나 스스로 하는 일에는 한계가 있어”라고 말하면 “사람은 누구나 때때로 주의집중을 못할 때가 있어. 그래서 네 능력을 최고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뿐이야. 언제든지 너는 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자. 이렇게 부정적인 태도를 재구성해 아이가 자신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생각하도록 도와주면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넷째, 불확실성을 해소해주어라. 스트레스는 불확실성 때문에 오는 경우가 많다. 아이는 자신이 직면한 도전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면 할수록, 자율성을 더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자신감을 갖는다.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부모가 아이와 함께 주기적이고도 반복적으로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이해한 것을 다시 말하도록 한 뒤, 아이가 들은 것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주의 깊게 들어보아야 한다.

넷째, 적당한 긴장은 도움이 된다. 아이가 긴장을 하면 자신의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많지만, 사실 긴장은 아이한테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연구에 의하면 긴장을 하는 사람이 일을 더 잘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더 잘 대처하며, 학교 성적도 더 뛰어나고, 건강하려고 더 노력한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평소에 가지고 있던 적당한 긴장의 습관이 아이에게 도움을 준다.

다섯째, 결과보다는 과정과 노력에 관심을 기울여라. 과도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성적 같은 결과보다는 얼마나 지속적으로 했는지, 정리정돈에 얼마나 힘을 기울였는지 등의 노력에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과제물을 보니까 정말 열심히 했더구나, 장하다!”라는 부모의 말이 “100점을 맞다니 정말 장하다”라고 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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