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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더덕, 여자는 도라지

열 많은 남편에겐 더덕이 보약

추석명절에 선물로 들어온 더덕을 수분이 생기지 않도록 신문지로 한번 싼 후,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보관을 해두었더니 아직도 싱싱하다. 손질하기가 귀챦아서 그렇지, 더덕은 요리로 다양하게 맛을 낼 수 있는 보양식품 중 하나다. 특히 매콤하게 고추장 양념을 발라 구워내는 방식을 나는 좋아한다. 요리는 정성이 들어간 만큼 맛이 난다는 어른들 말씀이 더덕구이를 만들 때마다 생각난다. 온통 흙으로 뒤덮인 몸뚱이를 왼손으로 쥐고, 껍질을 살살 긁어 벗겨내는 동안 약간 얼굴이 찌그러진다. 더덕의 점액질이 손이나 칼, 도마에 묻으면 미끌거리면서 잘 씻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재료들보다 손질하는 게 번거로운 기분이 들기도 한다. 뽀얀 속살을 드러내놓은 더덕을 반으로 갈라 작은 요리방망이로 살살 두들겨주면 제법 모양이 잡히면서 요리할 맛이 나기 시작한다.

옛말에 더덕은 남자에게 주고, 도라지는 여자에게 주라고 했다. 더덕은 성질이 차면서도 가벼워 열로 인한 진액부족 증상을 다스리는 반면, 도라지는 성질이 평하면서 신경을 소통시키는 작용이 뛰어나 여성들이 신경성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화병이 올라 목이 잘 붓거나 통증이 있을 때 쓰면 효과가 좋다. 한방에서 더덕은 사삼(沙蔘)이라는 이름으로 사용되는데, 명의별록(名醫別錄)에는 심복통과 가슴저림 증상을 치료하고, 두통과 피부사이 열을 다스리며 오장을 안정시키므로 오래 복용하면 좋다고 나와있다. 특히 폐열로 인한 오래된 기침을 다스리는데 좋지만, 기관지에 한기(寒氣)가 들어 일어나는 기침에는 더덕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즉, 아무리 좋은 약성이라도 체질과 병증에 맞아야 약이 된다는 것이다. 더덕은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작용도 있어 남성들의 강장제로도 알려져 있다.

[기린의 채식레시피]

더덕 고추장양념구이

양념장 : 고추장, 고춧가루, 들기름, 후추가루, 조청 조금, 통깨, 청양고추

(취향에 따라 파, 마늘을 넣으면 좋다)

1. 더덕의 껍질을 벗겨 반으로 가른 후 요리용 방망이로 자근자근 두들겨 납작하게 펴준다.

2. 양념장을 골고루 잘 펴서 발라준다.

3. 팬에 오일을 두르고, 더덕을 타거나 눌지 않도록 앞뒤로 잘 구워준다.

4. 양념장이 고루 배이도록 덧발라 준 후 접시에 모양있게 담는다.

더덕을 중국에서는 양유근(羊乳根)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데, 한국에서는 사삼으로 유통되고 있다. 대개 남자들은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많아도 시시콜콜 이야기를 하거나 풀지 못하는데,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열독으로 인해 폐의 진액이 손상되어 잘 뱉어지지도 않고 삼켜지지도 않는 가래가 끓으면서, 입이 마르고 갈증이 난다. 가래뱉는 소리가 편하게 들리지 않거나, 마른기침을 한다면 이럴 때는 더덕을 생으로 갈아 마시거나 요리로 만들어 보양을 해주면 좋을 것이다. 곁들여 색소가 풍부한 과일과 야채들을 함께 갈아 마시면 항산화작용과 해독작용을 도와 간기능까지 회복시켜 줄 수 있다. 좋다. 열 많은 남편에게 열을 조장하는 값비싼 녹용, 인삼, 삼계탕 먹여봐야 오히려 몸만 더 피곤해진다. 체질에 맞는 정성스런 요리가 가장 좋은 보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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