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놀이·교육»콘텐츠

캠핑, 아이의 야생 본능

 


부모가 캠퍼(camper)면 아이도 캠퍼다. 아이와 함께 캠핑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떠나기 전부터 아이에게 어떤 임무를 맡길지 생각해두도록 한다. 현장에서 특별 임무를 부여받은 우리 집 아이들은 제법 진지하게 자기 역할을 수행해낸다. 무엇이든 척척 해내는 아빠처럼 자기들도 무언가 해냈다는 성취감이 큰 모양이다. 텐트를 치고 모닥불을 지피고 요리도 해보면서 어느덧 늠름한 캠퍼가 되어간다.

텐트 치기

캠핑장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텐트 치기다. 캠핑 기간 동안 우리 가족이 거주할 공간을 확보하고 집을 짓는 작업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아빠 혼자 텐트를 치느라 땀을 뻘뻘 흘리기보다는 아이를 동참시켜 캠핑의 첫 과정부터 배우고 느끼게 하라고 권하고 싶다. 금요일 퇴근 후 밤늦은 시간 캠핑지에 도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텐트 설치부터 캠핑이 끝나고 철수하는 작업까지 아이와 함께하도록 하자.

아이와 함께한 후엔 반드시 격려해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서툴고 어설프기 짝이 없는 솜씨지만 아빠를 도와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협동해서 지어놓은 텐트 앞에서 멋지게 하이파이브도 한다. 텐트를 설치하는 데 한몫했다는 뿌듯함에 아이는 오래도록 이 시간을 기억할 것이다. 

아이와 함께 텐트를 칠 때는 텐트를 설치하는 과정 자체에 목적을 두어서는 안 된다. 스스로 무언가를 이루며 캠핑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함과 동시에 추억을 남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다음의 몇 가지를 기억해두었으면 한다.

- 아이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지시하지 말자. 함께 이루어가는 공동작업임을 인정할 것!

- 텐트를 쳐본 경험이 있는 아이라면 주도적으로 설치하게 하고 아빠는 옆에서 보조 역할을 맡아보자.

- 서투르고 느리더라도 충분히 시간을 주고 기다린다. 텐트를 설치해가는 단계마다 아이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칭찬해주자.

- 각 단계별로 이 과정이 왜 필요한지 설명해주고, 다음 단계에는 무엇을 하게 될지 미리 알려주어 아이가 어려움을 느끼거나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한다.


1. 그라운드시트 깔기

그라운드시트는 텐트를 치기 전 바닥에 까는 천으로, 바닥으로부터 올라오는 습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널찍한 시트의 네 귀퉁이를 잡고 평평하게 깔아야 하므로 아이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이때 땅을 고르는 방법, 비가 올 때 물길을 내는 방법 등도 함께 일러준다. 비가 오는 날 텐트를 잘못 설치해 낭패를 겪었던 아빠의 에피소드를 들려주면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도 되거니와 ‘비 오는 날 텐트 치기’ 이상의 좋은 매뉴얼이 된다.


2. 폴 연결하기

텐트의 뼈대가 되는 폴을 연결하는 것은 마치 블록을 맞추는 것과 비슷해 아이들이 재미있어한다. 한창 블록이나 만들기 장난감을 가지고 놀 나이여서 오히려 아빠나 엄마보다 더 능숙한 솜씨를 발휘하기도 한다. 텐트의 종류에 따라 폴을 연결하는 방법이 까다롭거나 폴이 굉장히 길고 무거워 어려운 경우가 있다. 형제가 있다면 협동해서 해보도록 하고 아닌 경우 아빠가 함께하도록 한다. 연결된 폴을 이리저리 옮기다가 지나가는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걸려 넘어질 수도 있으므로 주의사항을 일러준다.


3. 텐트에 폴 연결하기

이제 본격적으로 텐트의 형태가 갖춰지는 단계다. 텐트에 폴을 연결하는데, 이때 대부분의 아이들은 가장 힘들어한다. 특히 이너텐트(안쪽 방이 되는 텐트)와 거실이 되는 공간이 분리된 큰 사이즈의 경우에는 훨씬 복잡하다. 아빠와 함께 설명서를 보면서 차근차근 설치하도록 하고, 혹시 폴을 잘못 끼우거나 중간에 폴이 빠져 다시 하게 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참을성있게 마무리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자.

 

4. 팩 박기

텐트를 완성한 후 땅에 고정시키는 작업이다. 우리 집 아이들의 경우 팩 박는 단계를 가장 좋아한다. 팩을 망치로 두드려 땅에 박는 것이 재미있는 모양이다. 힘도 어찌나 센지 내가 박은 것 못지않게 제법 잘 박는다. 단, 항상 손이나 발을 다치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

한번은 아이와 함께 팩을 박다가 혹시 바람이 세게 불어 박아놓은 팩이 휙~ 빠지면 어떻게 될까 물은 적이 있다. 

아이 말이, “도로시(〈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주인공)가 토네이도에 휘말려 날아갔던 것처럼 우리도 텐트 타고 날아가면 되지!”란다. 아이 머릿속에선 텐트가 비행기가 됐다 배가 됐다 도로시의 집이 되기도 한다. 특히 캠핑지에서는 이런 아이의 상상력이 무한대가 되는 것 같다. 일상에서도 상상 속 세계에서처럼 풍부한 영감을 지니고 자랄 수 있게 해주고 싶은데, 참 마음 같지가 않아 늘 안타깝다.

잠시 다른 이야기를 했는데 다시 팩 박기로 돌아와, 팩을 박을 때는 땅과 비스듬한 각도로 박아야 한다는 것을 일러준다. 바람이 불어 팩이 빠지면서 텐트가 날아가는 날이면 현실은 절대 아이의 상상처럼 유쾌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바람 속에서 텐트를 다시 지어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자칫 아찔하게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5. 타프 치기 

타프는 쉽게 말해 그늘막이다. 낮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햇빛을 가려주고 밤에는 이슬로부터 장비를 지켜준다. 캠핑 내내 편안하게 그늘 아래 앉아 있고 싶다면 아이의 도움을 받아 타프를 설치하도록 하자. 해가 드는 방향과 해가 지는 방향을 고려해서 타프의 각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등을 이야기해보면 아이의 사고력이 얼마나 자랐는지도 새삼 느낄 수 있다.


6. 타프 스트링 팩 박기

타프를 고정시키기 위해서는 스트링 팩을 박아야 한다. 스트링 팩의 위치를 선정할 때는 제법 과학적인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 타프의 폴을 세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와 함께 궁리해본다. 양쪽에서 알맞은 각도로 당겨 설치하는 단계에서는 협동 작업의 묘미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팩에 연결하는 줄을 단단하게 고정시켜야 바람에 펄럭이지 않는다는 것도 잊지 말자.


7. 완성

드디어 집을 다 지었다. 텐트 치기가 끝나고 의자를 펴 각자 자리를 잡고 앉은 후엔 멋지게 아빠를 도와 텐트를 완성한 아이에게 시원한 음료수 한잔을 건네며 칭찬해주도록 하자. 앞으로 좋은 캠핑 파트너가 될 것을 다짐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화로에 불 피우기

아이나 어른이나 캠핑의 낭만을 이야기할 때 ‘모닥불’을 빼놓을 수 없다. 모닥불은 보통 화로에 지피는데, 땔감을 마련하는 것은 아이들이 즐겨하는 일이다. 캠핑장마다 장작을 판매하지만 캠퍼라면 한 번쯤은 캠핑장 주변의 떨어진 나뭇가지를 주워와 불을 피우는 즐거움을 누려봐야 한다. 

아이들에게 작은 봉투를 하나씩 들려 보내 솔방울이나 잔가지들을 주워 오게 하면 누가 많이 줍나 내기를 하듯 열심히 임무를 완수한다. 땔감을 구해오지 못하면 모닥불을 피울 수 없다고 하면 더 열심히 찾아온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모닥불의 핵심 임무를 담당했다고 믿는 것이다. 아이들의 순수함 앞에 자꾸 웃음이 나니 내게 캠핑은 이렇게 작은 과정 하나하나가 소중한 활동이라고 강조할 수밖에 없다.

화로에 불을 피울 때는 반드시 안전 수칙을 일러주어야 한다. 불을 피울 때는 장작을 다루는 데 필요한 도끼나 톱 등의 도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런 도구는 아빠만 사용할 수 있으며 아이들이 장비를 만질 경우 얼마나 위험천만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강조하고 또 강조하도록 한다. 단, 고학년 아이일 경 우 장작을 자르는 톱질을 해보고 싶어 하면 평소 아이의 성향(침착성, 섬세함 등)을 살펴 어른의 도움을 받아 해볼 기회를 주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다.

불을 피울 때 또 한 가지 기억할 점은 장작이 잘 말랐는가를 살피는 것이다. 장작이 바짝 마른 상태가 아니라면 불을 피우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장작을 미리 펼쳐두어 습기를 말린 후 사용하도록 한다. 습기 있는 장작을 태우면 불이 잘 붙지 않을 뿐 아니라 연기가 많이 발생해 괴로워진다. 

화로에 불을 지폈으면 긴 꼬챙이에 옥수수나 소시지, 마시멜로 등을 꽂아구워보자. 아이들에게는 큰 재밋거리여서 이 시간을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불에 너무 다가가거나 꼬챙이를 잘못 사용해 다치지 않도록 어른이 옆에서 지켜보는 것이 좋다.


요리하기

캠핑장에서는 식사 준비도 아빠와 아이의 몫으로 정해보자. 남편과 아이 챙기느라 평소 1인 3역쯤 거뜬히 해내야 하는 엄마에겐 휴식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쌀을 씻고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에 아이를 참여시키면 의외로 참 재미있어한다. 캠핑을 계기로 집에서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요리에 입문하게 되는 것이다. 캠핑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아빠표 라면은 아이가 두고두고 기억하는 즐거운 이야깃거리가 된다. 

캠핑을 떠나 야외에서 먹는 음식은 뭐든 맛있다. 장작을 이용한 바비큐나 자연의 재료를 활용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요리와 같이 평소에 잘 해 먹지 못했던 요리도 마음 놓고 만들 수 있으니 캠핑장의 요리 시간은 캠핑의 ‘꽃’이라 불린다. 아이들도 이번 캠핑에선 어떤 별미 요리를 맛보게 될까 기대할 정도. 요즘은 장비가 워낙 좋아져 야외에서도 어떤 요리든 가능하다. 석쇠에 올려 고기만 구워 먹어도 맛있지만 이왕이면 한껏 기분을 내 캠핑 분위기를 돋워줄 근사한 요리에도 도전해보자. 감성 캠퍼가 되어보는 것도 낭만적이니까.

특히 캠핑장 주변에서 아이와 함께 쑥이나 진달래, 뽕잎 등을 따다가 요리를 만들거나 그 지역의 재래시장에 들러 산지의 고유 재료를 구해 요리를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엄마 아빠에게는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시간이 되고, 아이는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 좋다.

1. 양념 가방 속 비밀 무기

어떤 요리를 할 것인지 정하고 필요한 양념을 종류별로 나누어 작은 밀폐용기에 담아간다. 캠핑장에서는 무엇보다 ‘간편함’이 우선시되어야 하기 때문에 가져가기에도 현지에서 요리를 하기에도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국물을 내는 재료는 바로 끓여 먹을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은데, 집에서 미리 국물을 끓여 식혀 육수 팩에 한 번 분량씩 넣어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하면 좋다. 한 번 먹을 것만 가져가지 말고 한두 번 더 먹을수 있는 분량을 준비하면 갑자기 뜨끈한 국물이 필요하거나 아이들 아침으로 간편한 떡국 등을 끓일 때 유용하다.

다진 마늘이나 마른 고추, 바질, 로즈메리 등의 허브는 종류대로 지퍼백에 담아 양념 가방 속에 넣어두도록 한다. 마른 재료이기 때문에 보관 기간이 길고 간편하니 번거롭더라도 꼭 챙기자. 요리의 맛을 확 돋우는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 남들이 챙기지 않는 재료를 준비해 가야 멋지게 솜씨를 발휘할 수 있다.

2. 활용도 만점! 지름 18cm 프라이팬을 준비하자

집에서도 야외에서도 편애하는 도구를 꼽으라면 지름 18cm 크기의 프라이팬을 고르겠다. 캠핑용 코펠에는 들어 있지 않은 사이즈이기 때문에 별도로 준비하도록 한다. 우묵하게 깊이가 있는 것이면 좋다. 라면 1인분을 끓이거나 달걀을 넣고 즉석에서 스크램블을 만들 때, 아이들이 좋아하는 팬케이크를 구울 때도 그만이다. 코펠을 빼고 이 프라이팬 하나만 가져간 적도 있다. 이것 한 가지면 안 되는 요리가 없을 정도다. 번거롭게 이것까지 가져가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지만 현장에서 이 프라이팬 하나로 웬만한 요리를 다 해내는 것을 보고는 주변 캠퍼들이 하나둘씩 이 요긴한 도구를 챙겨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캠핑 전용 도구가 아닌, 평소 집에서 사용하던 도구

중에서 내 손에 익숙하고 요리 시간을 절약해주는 다용도 아이템 한 가지쯤은 정해두도록 하자. 캠핑의 고수가 되는 길은 이렇게 작은 데서 시작된다.


렌턴 켜기



자, 이제 캠핑장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캠핑의 밤을 밝혀줄 랜턴을 켜는 시간. 랜턴은 캠핑 장비 중에서 아이가 다루기 힘든 도구다. 랜턴의 종류에 따라 그냥, 심지어 불만 붙이면 되거나 배터리를 이용해 스위치를 켜기만 하면 되는 것도 있지만 등유를 사용하는 랜턴의 경우에는 불을 켜기 위한 몇 가지 단계를 아빠가 가르쳐주도록 하자. 사실 이 등유 랜턴이 진짜 랜턴답고 불 켜는 재미가 있기는 하다.


잠자리 정돈하기

저녁이 되면 텐트 안에 미리 잠자리를 펴둔다. 이때 자기 잠자리는 자기가 펴고 정리하는 것을 캠핑의 룰로 정하자. 습기나 냉기가 올라오는 것을 막기 위한 매트(발포매트, 자충매트 등)나 담요 등을 깔고 침낭을 편다. 겨울철에는 전기담요를 이용하기도 하고 침낭이 없을 때는 깔고 덮는 캠핑용 침구를 별도로 준비한다. 캠핑을 몇 번 해본 아이라면 능숙하게 잠자리를 마련하고 텐트 안에 수면램프까지 설치해 나름대로 아늑한 공간을 꾸민다. 

텐트를 철수할 때도 마찬가지. 아침에 일어나면 잠자리부터 정돈하도록 일러둔다. 날씨가 좋다면 침낭을 펼쳐 텐트 위나 로프에 걸쳐서 햇볕에 살균 소독하는 것이 좋다. 보송보송하게 마른 침낭은 쾌적한 캠핑을 보장해주는 일등 공신이니까!


분리수거와 설거지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까지 아이에게 임무가 주어진다. 사실 전날 실컷 놀고 지쳐 쓰러졌던 아이에게 아침부터 도움을 청하는 것은 무리다. 늦잠에빠져 있거나 집에 가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놀기 위해 벌써 어디론가 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캠퍼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마지막까지 깔끔하게 뒷정리하는 것을 가르쳐줘야 한다. 아빠가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것은 필수! 

잔뜩 어질러진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요리했던 그릇을 설거지하는 것도 아이와 함께할 일이다. 나이가 어려도 할 수 있는 일이니 동참시키도록 하자. 깨끗하게 주변을 정리해 마무리하는 것이 진정한 캠퍼의 역할임을 꼭 알려준다. 

한두 번의 캠핑을 마치고 나면 부쩍 달라진 아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야외에서만 의젓한 모습을 보일 뿐 집에서는 원래대로 돌아오더라도 말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에 동참했다면 이제 아이도 진정한 캠퍼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출처 : 아이가 즐거운 가족 캠핑의 모든 것


1. 그라운드시트 깔기

그라운드시트는 텐트를 치기 전 바닥에 까는 천으로, 바닥으로부터 올라오는 습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널찍한 시트의 네 귀퉁이를 잡고 평평하게 깔아야 하므로 아이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이때 땅을 고르는 방법, 비가 올 때 물길을 내는 방법 등도 함께 일러준다. 비가 오는 날 텐트를 잘못 설치해 낭패를 겪었던 아빠의 에피소드를 들려주면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도 되거니와 ‘비 오는 날 텐트 치기’ 이상의 좋은 매뉴얼이 된다.


2. 폴 연결하기

텐트의 뼈대가 되는 폴을 연결하는 것은 마치 블록을 맞추는 것과 비슷해 아이들이 재미있어한다. 한창 블록이나 만들기 장난감을 가지고 놀 나이여서 오히려 아빠나 엄마보다 더 능숙한 솜씨를 발휘하기도 한다. 텐트의 종류에 따라 폴을 연결하는 방법이 까다롭거나 폴이 굉장히 길고 무거워 어려운 경우가 있다. 형제가 있다면 협동해서 해보도록 하고 아닌 경우 아빠가 함께하도록 한다. 연결된 폴을 이리저리 옮기다가 지나가는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걸려 넘어질 수도 있으므로 주의사항을 일러준다.


3. 텐트에 폴 연결하기

이제 본격적으로 텐트의 형태가 갖춰지는 단계다. 텐트에 폴을 연결하는데, 이때 대부분의 아이들은 가장 힘들어한다. 특히 이너텐트(안쪽 방이 되는 텐트)와 거실이 되는 공간이 분리된 큰 사이즈의 경우에는 훨씬 복잡하다. 아빠와 함께 설명서를 보면서 차근차근 설치하도록 하고, 혹시 폴을 잘못 끼우거나 중간에 폴이 빠져 다시 하게 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참을성있게 마무리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자.

 

4. 팩 박기

텐트를 완성한 후 땅에 고정시키는 작업이다. 우리 집 아이들의 경우 팩 박는 단계를 가장 좋아한다. 팩을 망치로 두드려 땅에 박는 것이 재미있는 모양이다. 힘도 어찌나 센지 내가 박은 것 못지않게 제법 잘 박는다. 단, 항상 손이나 발을 다치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

한번은 아이와 함께 팩을 박다가 혹시 바람이 세게 불어 박아놓은 팩이 휙~ 빠지면 어떻게 될까 물은 적이 있다. 

아이 말이, “도로시(〈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주인공)가 토네이도에 휘말려 날아갔던 것처럼 우리도 텐트 타고 날아가면 되지!”란다. 아이 머릿속에선 텐트가 비행기가 됐다 배가 됐다 도로시의 집이 되기도 한다. 특히 캠핑지에서는 이런 아이의 상상력이 무한대가 되는 것 같다. 일상에서도 상상 속 세계에서처럼 풍부한 영감을 지니고 자랄 수 있게 해주고 싶은데, 참 마음 같지가 않아 늘 안타깝다.

잠시 다른 이야기를 했는데 다시 팩 박기로 돌아와, 팩을 박을 때는 땅과 비스듬한 각도로 박아야 한다는 것을 일러준다. 바람이 불어 팩이 빠지면서 텐트가 날아가는 날이면 현실은 절대 아이의 상상처럼 유쾌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바람 속에서 텐트를 다시 지어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자칫 아찔하게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5. 타프 치기 

타프는 쉽게 말해 그늘막이다. 낮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햇빛을 가려주고 밤에는 이슬로부터 장비를 지켜준다. 캠핑 내내 편안하게 그늘 아래 앉아 있고 싶다면 아이의 도움을 받아 타프를 설치하도록 하자. 해가 드는 방향과 해가 지는 방향을 고려해서 타프의 각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등을 이야기해보면 아이의 사고력이 얼마나 자랐는지도 새삼 느낄 수 있다.


6. 타프 스트링 팩 박기

타프를 고정시키기 위해서는 스트링 팩을 박아야 한다. 스트링 팩의 위치를 선정할 때는 제법 과학적인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 타프의 폴을 세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와 함께 궁리해본다. 양쪽에서 알맞은 각도로 당겨 설치하는 단계에서는 협동 작업의 묘미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팩에 연결하는 줄을 단단하게 고정시켜야 바람에 펄럭이지 않는다는 것도 잊지 말자.


7. 완성

드디어 집을 다 지었다. 텐트 치기가 끝나고 의자를 펴 각자 자리를 잡고 앉은 후엔 멋지게 아빠를 도와 텐트를 완성한 아이에게 시원한 음료수 한잔을 건네며 칭찬해주도록 하자. 앞으로 좋은 캠핑 파트너가 될 것을 다짐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화로에 불 피우기

아이나 어른이나 캠핑의 낭만을 이야기할 때 ‘모닥불’을 빼놓을 수 없다. 모닥불은 보통 화로에 지피는데, 땔감을 마련하는 것은 아이들이 즐겨하는 일이다. 캠핑장마다 장작을 판매하지만 캠퍼라면 한 번쯤은 캠핑장 주변의 떨어진 나뭇가지를 주워와 불을 피우는 즐거움을 누려봐야 한다. 

아이들에게 작은 봉투를 하나씩 들려 보내 솔방울이나 잔가지들을 주워 오게 하면 누가 많이 줍나 내기를 하듯 열심히 임무를 완수한다. 땔감을 구해오지 못하면 모닥불을 피울 수 없다고 하면 더 열심히 찾아온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모닥불의 핵심 임무를 담당했다고 믿는 것이다. 아이들의 순수함 앞에 자꾸 웃음이 나니 내게 캠핑은 이렇게 작은 과정 하나하나가 소중한 활동이라고 강조할 수밖에 없다.

화로에 불을 피울 때는 반드시 안전 수칙을 일러주어야 한다. 불을 피울 때는 장작을 다루는 데 필요한 도끼나 톱 등의 도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런 도구는 아빠만 사용할 수 있으며 아이들이 장비를 만질 경우 얼마나 위험천만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강조하고 또 강조하도록 한다. 단, 고학년 아이일 경 우 장작을 자르는 톱질을 해보고 싶어 하면 평소 아이의 성향(침착성, 섬세함 등)을 살펴 어른의 도움을 받아 해볼 기회를 주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다.

불을 피울 때 또 한 가지 기억할 점은 장작이 잘 말랐는가를 살피는 것이다. 장작이 바짝 마른 상태가 아니라면 불을 피우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장작을 미리 펼쳐두어 습기를 말린 후 사용하도록 한다. 습기 있는 장작을 태우면 불이 잘 붙지 않을 뿐 아니라 연기가 많이 발생해 괴로워진다. 

화로에 불을 지폈으면 긴 꼬챙이에 옥수수나 소시지, 마시멜로 등을 꽂아구워보자. 아이들에게는 큰 재밋거리여서 이 시간을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불에 너무 다가가거나 꼬챙이를 잘못 사용해 다치지 않도록 어른이 옆에서 지켜보는 것이 좋다.


요리하기

캠핑장에서는 식사 준비도 아빠와 아이의 몫으로 정해보자. 남편과 아이 챙기느라 평소 1인 3역쯤 거뜬히 해내야 하는 엄마에겐 휴식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쌀을 씻고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에 아이를 참여시키면 의외로 참 재미있어한다. 캠핑을 계기로 집에서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요리에 입문하게 되는 것이다. 캠핑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아빠표 라면은 아이가 두고두고 기억하는 즐거운 이야깃거리가 된다. 

캠핑을 떠나 야외에서 먹는 음식은 뭐든 맛있다. 장작을 이용한 바비큐나 자연의 재료를 활용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요리와 같이 평소에 잘 해 먹지 못했던 요리도 마음 놓고 만들 수 있으니 캠핑장의 요리 시간은 캠핑의 ‘꽃’이라 불린다. 아이들도 이번 캠핑에선 어떤 별미 요리를 맛보게 될까 기대할 정도. 요즘은 장비가 워낙 좋아져 야외에서도 어떤 요리든 가능하다. 석쇠에 올려 고기만 구워 먹어도 맛있지만 이왕이면 한껏 기분을 내 캠핑 분위기를 돋워줄 근사한 요리에도 도전해보자. 감성 캠퍼가 되어보는 것도 낭만적이니까.

특히 캠핑장 주변에서 아이와 함께 쑥이나 진달래, 뽕잎 등을 따다가 요리를 만들거나 그 지역의 재래시장에 들러 산지의 고유 재료를 구해 요리를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엄마 아빠에게는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시간이 되고, 아이는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 좋다.

1. 양념 가방 속 비밀 무기

어떤 요리를 할 것인지 정하고 필요한 양념을 종류별로 나누어 작은 밀폐용기에 담아간다. 캠핑장에서는 무엇보다 ‘간편함’이 우선시되어야 하기 때문에 가져가기에도 현지에서 요리를 하기에도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국물을 내는 재료는 바로 끓여 먹을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은데, 집에서 미리 국물을 끓여 식혀 육수 팩에 한 번 분량씩 넣어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하면 좋다. 한 번 먹을 것만 가져가지 말고 한두 번 더 먹을수 있는 분량을 준비하면 갑자기 뜨끈한 국물이 필요하거나 아이들 아침으로 간편한 떡국 등을 끓일 때 유용하다.

다진 마늘이나 마른 고추, 바질, 로즈메리 등의 허브는 종류대로 지퍼백에 담아 양념 가방 속에 넣어두도록 한다. 마른 재료이기 때문에 보관 기간이 길고 간편하니 번거롭더라도 꼭 챙기자. 요리의 맛을 확 돋우는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 남들이 챙기지 않는 재료를 준비해 가야 멋지게 솜씨를 발휘할 수 있다.

2. 활용도 만점! 지름 18cm 프라이팬을 준비하자

집에서도 야외에서도 편애하는 도구를 꼽으라면 지름 18cm 크기의 프라이팬을 고르겠다. 캠핑용 코펠에는 들어 있지 않은 사이즈이기 때문에 별도로 준비하도록 한다. 우묵하게 깊이가 있는 것이면 좋다. 라면 1인분을 끓이거나 달걀을 넣고 즉석에서 스크램블을 만들 때, 아이들이 좋아하는 팬케이크를 구울 때도 그만이다. 코펠을 빼고 이 프라이팬 하나만 가져간 적도 있다. 이것 한 가지면 안 되는 요리가 없을 정도다. 번거롭게 이것까지 가져가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지만 현장에서 이 프라이팬 하나로 웬만한 요리를 다 해내는 것을 보고는 주변 캠퍼들이 하나둘씩 이 요긴한 도구를 챙겨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캠핑 전용 도구가 아닌, 평소 집에서 사용하던 도구

중에서 내 손에 익숙하고 요리 시간을 절약해주는 다용도 아이템 한 가지쯤은 정해두도록 하자. 캠핑의 고수가 되는 길은 이렇게 작은 데서 시작된다.


렌턴 켜기



자, 이제 캠핑장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캠핑의 밤을 밝혀줄 랜턴을 켜는 시간. 랜턴은 캠핑 장비 중에서 아이가 다루기 힘든 도구다. 랜턴의 종류에 따라 그냥, 심지어 불만 붙이면 되거나 배터리를 이용해 스위치를 켜기만 하면 되는 것도 있지만 등유를 사용하는 랜턴의 경우에는 불을 켜기 위한 몇 가지 단계를 아빠가 가르쳐주도록 하자. 사실 이 등유 랜턴이 진짜 랜턴답고 불 켜는 재미가 있기는 하다.


잠자리 정돈하기

저녁이 되면 텐트 안에 미리 잠자리를 펴둔다. 이때 자기 잠자리는 자기가 펴고 정리하는 것을 캠핑의 룰로 정하자. 습기나 냉기가 올라오는 것을 막기 위한 매트(발포매트, 자충매트 등)나 담요 등을 깔고 침낭을 편다. 겨울철에는 전기담요를 이용하기도 하고 침낭이 없을 때는 깔고 덮는 캠핑용 침구를 별도로 준비한다. 캠핑을 몇 번 해본 아이라면 능숙하게 잠자리를 마련하고 텐트 안에 수면램프까지 설치해 나름대로 아늑한 공간을 꾸민다. 

텐트를 철수할 때도 마찬가지. 아침에 일어나면 잠자리부터 정돈하도록 일러둔다. 날씨가 좋다면 침낭을 펼쳐 텐트 위나 로프에 걸쳐서 햇볕에 살균 소독하는 것이 좋다. 보송보송하게 마른 침낭은 쾌적한 캠핑을 보장해주는 일등 공신이니까!


분리수거와 설거지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까지 아이에게 임무가 주어진다. 사실 전날 실컷 놀고 지쳐 쓰러졌던 아이에게 아침부터 도움을 청하는 것은 무리다. 늦잠에빠져 있거나 집에 가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놀기 위해 벌써 어디론가 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캠퍼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마지막까지 깔끔하게 뒷정리하는 것을 가르쳐줘야 한다. 아빠가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것은 필수! 

잔뜩 어질러진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요리했던 그릇을 설거지하는 것도 아이와 함께할 일이다. 나이가 어려도 할 수 있는 일이니 동참시키도록 하자. 깨끗하게 주변을 정리해 마무리하는 것이 진정한 캠퍼의 역할임을 꼭 알려준다. 

한두 번의 캠핑을 마치고 나면 부쩍 달라진 아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야외에서만 의젓한 모습을 보일 뿐 집에서는 원래대로 돌아오더라도 말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에 동참했다면 이제 아이도 진정한 캠퍼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출처 : 아이가 즐거운 가족 캠핑의 모든 것

Next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