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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살 아이보다도 못한 어른들의 ‘디지털 지능’

구본권의 스마트 돋보기

 디지털 세상에서는 6살 아이가 45살 어른보다 똑똑하다?

8월5일 영국의 방송통신 규제기관인 오프콤이 6~15살 800명과 16살 이상 청소년과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술 이해력을 평가한 결과, 6~7살의 ‘디지털 지능지수’(DQ) 평균은 98로 45~49살의 평균값 96보다 높게 나타났다.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도는 14~15살이 113으로 가장 높았고, 55살 이후의 성인은 60% 이상이 평균 이하였다. 고연령층일수록 이해도가 크게 떨어졌다. 스마트폰과 태블릿피시 등장 이후 출생한 어린이들의 디지털 기술 이해도가 조부모는 물론 부모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통계다.

오프콤이 이 조사를 위해 사용한 디지털 지능 테스트 문항은 누리집에 공개돼 있어 누구나 측정해볼 수 있다. 4세대(4G)통신·3D프린터·스마트워치·인스타그램 등 디지털 제품 이해도와 사용 여부를 묻는 18개의 문항으로 이뤄져 있다. 아이들에겐 친숙한 디지털 환경이지만 나이든 사람들은 이용하지 않거나 생소한 이름이 많다.

조사에서 드러난 세대별 소통방식 차이도 눈길을 끈다. 성인은 통신수단 중 전화통화의 비중이 20%였지만, 12~15살은 3%에 불과했다. 청소년들은 소통의 90%를 사회관계망이나 문자앱 등 문자기반 수단을 통해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밀레니엄세대는 목소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모든 게 디지털화하는 세상에서 ‘디지털 지능’은 새로운 평가척도로 주목받으며 디지털 기술 이해력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디지털 기술 이해도가 떨어지는 성인세대가 자신들보다 더 나은 능력을 갖춘 자녀세대를 교육하고 지도해야 한다는 난감함도 불러온다. 디지털 기술 이해도·활용능력 함양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세대간 소통 격차의 확대다. 소통 방법과 도구가 다른 디지털 세대와 아날로그 세대 간에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디지털 세대를 아날로그 문명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은 결국 성인세대가 젊은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8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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