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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잦은 아빠 ‘통풍’주의보…만성 안되려면 ‘3금’ 하세요

통풍으로 관련 전문의를 찾은 환자가 통풍이 나타난 영상 화면을 보면서 설명을 듣고 있다. 한양대병원 제공

김양중 종합병원 / 통풍

과음·고기 내장·단 음식 피해야

엄지발가락을 바늘로 쑤시는 것 같은 통증이 거의 밤새 계속됐는데요. 엄지발가락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테니스를 너무 많이 쳐서 엄지발가락과 발목이 아픈 줄 알았어요.”

테니스를 비롯해 공이 들어가는 운동이라면 거의 모든 운동을 즐기던 임아무개(41·남)씨는 올해 1월에 생긴 엄지발가락 통증만 생각하면 지금도 몸서리가 쳐진다고 합니다. 처음 통증을 겪은 날에는 발목에서부터 통증이 느껴져 테니스를 치다가 ‘약간 삐끗했나 보다’고 생각하고, 평소 하던 대로 얼음찜질을 했습니다. 그는 과거에도 힘주어 테니스를 치다가 발목이나 엄지발가락 관절 등에 부상을 입은 적이 많았습니다. 임씨는 “거의 모든 운동을 취미 삼아 한 20년 하다 보니 웬만한 의사보다 인대나 근육의 부상은 더 잘 아는 편이다.

뼈가 부러진 정도가 아닌 근육이나 인대의 부상은 우선 얼음찜질을 해주면 부기도 가라앉고 부상도 빨리 회복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방법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얼음찜질을 하니 차가운 기운이 발목과 엄지발가락에 닿을 때마다 통증이 더 심해졌습니다. 임씨는 “거의 미치는 줄 알았다. 진통소염제와 같은 약은 거의 먹지 않고 사는데, 한두알로는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네다섯알을 먹었다”며 그때 통증 양상을 설명했습니다. 통증과 함께 주로 엄지발가락 부분이 빨개지면서 부어오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과음·육류 즐기던 40대 임씨

발가락 관절 부어오르며 ‘통풍’

“양말 신기도 힘들 정도로 아파”

운동부족·식단실패·비만 따른

몸속 요산 수치 높아져 발생

남성 환자수가 여성보다 ‘10배’

실제 통풍은 ‘바람만 스쳐도 통증이 느껴진다’고 말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주된 증상입니다. 전재범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으로 통증이 생기는 것을 통증 발작이라 부르는데, 이 발작의 특징은 압력을 줄 때는 물론 만지기만 해도 견디지 못할 정도로 심한 통증을 느끼며, 엄지발가락에 생겼다면 아예 걷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설명합니다. 또 통풍이 생긴 관절에는 해당 피부가 빨갛게 변하면서 관절이 부어오르기도 하는데, 임씨의 증상도 통풍과 일치하는 것이었습니다. 임씨는 통풍이 있는 발로는 딛고 설 수도 없어서 화장실을 갈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또 다음날 병원을 가려고 양말과 신발을 신으려 해도 발가락 부분이 부어 있는데다 신발이 닿을 때에도 통증이 너무 심해 할 수 없이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병원을 갔어야 했습니다.

“운전도 할 수가 없어서 택시를 타고 가야 했는데, 추운 날씨에 한쪽은 맨발이다 보니 택시 기사님이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봤습니다. 엄지발가락 통증이 심해서 병원에 간다고 말했더니, 기사님이 대뜸 ‘통풍일 수 있다’고 말하더군요.”

실제 임씨는 병원을 찾아 의사의 진찰을 받았는데, 의사도 첫마디가 바로 ‘통풍’이 의심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임씨는 의사에게 택시 기사도 통풍이라고 하던데 그만큼 흔한 질병인지 물었고, 담당 의사는 40~60대에 가장 흔하지만 30대부터 많이 늘어난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풍에 대한 통계자료를 보면 통풍은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10배 넘게 많습니다. 남성 가운데에서도 40~50대 환자 수가 많은데, 2014년 기준 50대 남성 통풍 환자 수가 약 7만79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가 약 6만7900명이었습니다. 통풍은 나이가 들수록 많이 겪게 되는 질병이었지만, 30대 이하에서도 걸릴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합니다. 30대 환자 수도 4만5300명이나 됐고, 20대는 1만3000명이었으며, 10대 이하에서도 1100여명이 통풍으로 치료받았습니다. 남성에 견줘 통풍 환자 수가 적기는 하지만 여성도 40대부터 환자 수가 늘어납니다. 이찬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이 생기는 원인은 우리 몸속에서 생기는 요산이라는 성분이 배출되지 않아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이 이 요산 수치를 낮추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폐경 전에는 통풍에 걸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임씨를 진찰한 의사는 통증 양상으로는 통풍이 확실하지만 혹시 모를 다른 질환 때문에 통증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 엄지발가락과 발목 쪽에 방사선 촬영을 하자고 했습니다. 또 피검사도 해보자고 했습니다. “방사선 촬영 결과가 나오는 동안 담당 의사가 정말 통풍을 몰랐느냐고 물었습니다. 요새 사람들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통풍 같은 질환은 처방만 못했지 웬만한 의사보다 더 잘 안다는 말까지 해서 약간 기분이 상할 정도였습니다.”

통증 사라진뒤 예방에 중점

10개월 동안 발작 안나타나

“통풍 발작 주범인 맥주 끊고

내년부터 금연에 도전합니다”


사는 방사선 촬영 결과에서도 전형적인 통풍 소견이 확인됐다며, 3~4가지 약을 처방했습니다. 그러면서 약을 먹으면 통증은 곧 가라앉을 것이지만,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통증이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는 생활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먹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표를 하나 줘서 임씨는 이를 잘 챙겨 가지고 나왔습니다. 임씨는 한 가지 반드시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통풍의 통증이 다른 사람도 그리 심한 것이냐”는 것이었습니다. 돌아온 의사의 답은 “여성이 아이를 낳을 때 느끼는 통증과 같은 정도이며,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심한 통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약을 먹자 통증이 약해지더니 저녁쯤에는 부기도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서서히 발가락으로 딛고 설 수 있을 정도가 됐습니다. 전재범 교수는 “통풍의 전형적인 발작은 보통 24시간 안에 통증이 최고조에 도달하고, 2주 안에는 사라지면서 염증도 없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임씨는 “이제 좀 살겠다 싶어서 먹지 말아야 할 음식에 대해서 읽어보기 시작했는데 지키기가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먹지 말아야 할 음식 종류를 보니 통풍 통증이 생기기 시작한 날 아침에 테니스를 치고 점심에 술과 함께 삼겹살을 먹은 것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날 밤에도 늦게까지 친구들과 술을 마셔 술도 덜 깬 상태에서 추운 날씨에 테니스를 치고 나서 또 술을 마신 것이 화근이었다는 반성마저 들었습니다. 그날 점심에는 소주와 맥주를 섞어서 10잔 넘게 마셨다고 합니다. 이때 저에게 연락을 해 “지금까지 운동에 미쳐 살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열심히 운동하고 어떤 질병도 달고 살지 않았는데도 왜 통풍이 생기느냐”며 이 때문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물었습니다. 또 각종 육류 등 먹지 말아야 된다는 음식은 정말 먹을 수 없는지에 대해서도 질문했습니다.

우선 통풍이 생기는 원인은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당뇨, 고혈압 등과 같은 생활습관병과 마찬가지로 운동 부족, 식이 조절 실패, 비만 등이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가족 중에 통풍 환자가 있으면 통풍에 걸릴 가능성은 커집니다. 임씨 같은 경우에는 과체중에 속하며 술과 담배를 즐긴다는 것을 제외하면, 평소 운동도 열심히 하기 때문에 통풍을 비롯해 생활습관병에 걸릴 위험이 큰 편은 아니었습니다. 이 때문에 “원인은 명확하지 않고 누구나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말로 우선 안심을 시켜야 했습니다.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통풍 결절이 침착된 모습. 통풍 결절이 잘 보이도록 영상처리된 컴퓨터단층촬영 사진으로 초록색이 요산이 침착된 모습이다. 한양대병원 제공

사실 통풍에 대해서는 인터넷 정보 등이 넘쳐납니다. 삼가야 할 음식 정보도 매우 많습니다. 그만큼 통풍의 통증을 한번이라도 느껴 본 사람들은 그 고통을 잊지 못해 인터넷 등에 글을 많이 올린다고 볼 수 있는데요. 전재범 교수는 “미국류마티스(류머티즘)학회의 권고 사항을 보면 통풍 환자들에게 권장하는 음식과 제한할 음식, 아예 피해야 할 음식 등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우선 피해야 할 것은 퓨린(푸린)이라는 성분이 많이 든 음식입니다. 단백질의 한 성분인 퓨린 성분은 우리 몸에 섭취된 뒤 분해되면 요산으로 바뀌기 때문인데요. 육류 가운데에서도 췌장, 간, 콩팥 등 내장 쪽에는 퓨린이 많이 들어 있어 피해야 할 음식에 포함되고, 시럽이나 과당이 많이 든, 즉 단 음료수와 음식들도 좋지 않습니다. 술은 어떤 종류든 과다 섭취해서는 안 됩니다. 주로 근육 부위인 다른 육류는 많이 먹지 않으면 됩니다.

임씨의 경우 다행히 3~4일 뒤에는 통증이 아예 사라졌고, 걷기는 물론 운동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는 “언제 죽을 만한 통증이 있었는지 잊을 정도로 깨끗하게 사라졌고 부기나 피부가 빨갛게 변한 것도 원래대로 돌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약 때문인지 아니면 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치료가 완전히 된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때 방심하면 안 된다는 것이 관련 전문의들의 지적입니다. 이찬희 교수는 “통풍은 4가지 단계(증상이 없는 단계-급성 단계-간헐적 통증 단계-만성 결절이 생기는 단계)로 나뉘는데, 먼저 핏속의 요산 농도는 정상보다 높지만 증상이 전혀 없는 단계가 있다. 여기에서 5% 정도만 심한 통증이 생기는 급성 통풍성 관절염이 나타난다. 이 통증은 치료하지 않아도 7~10일 정도면 사라지지만 더 진행되면 만성으로 악화된다. 더 심해지면 요산이 뭉친 결절이 관절에 달라붙어 관절 기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관절 모양이 변형된다”고 설명합니다. 임씨도 급성 통풍성 관절염으로 진단이 됐는데요. 이런 경우에는 과음, 단식이나 과식, 과로 등을 포함해 심한 운동 역시 심한 통증 발작을 부를 수 있습니다. 이때 요산 수치를 낮추는 치료를 하지 않으면 통증 발작이 생기는 간격이 점점 짧아지고, 한번 통증이 생기면 기간이 오래 지속됩니다. 또 엄지발가락뿐만 아니라 발목이나 무릎 관절까지 번지기도 합니다.

다행히 임씨는 거의 10개월 동안 통증 발작이 다시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여전히 운동은 즐기지만 과로나 심한 운동이 통증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하니 통증 발작 뒤로는 운동량도 절반 정도로 줄였습니다. 요산 수치를 조절하는 약은 꾸준히 먹고 있습니다. 하지만 담배와 술은 여전히 끊지 못했습니다. 임씨는 “술의 경우 맥주가 가장 좋지 않다 하여 마시지 않고 소주 등 다른 술로 바꿔 줄여서 마시고 있다. 운동 뒤 마시는 맥주 한잔이 그리울 때도 많은데 통증 발작을 생각하면 겁부터 난다”고 말했습니다. 임씨의 아내는 이번 일을 계기로 금연도 하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합니다. 극심한 고통을 당해 봤으니 정신을 차리라는 것입니다. 임씨는 “통풍 때문에 이제 시원한 맥주에 이어 담배도 끊게 생겼다. 이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헛갈릴 때도 있지만 아무튼 금연은 내년부터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과연 임씨가 금연에 성공할까요? 그렇다면 통풍은 정말 그에게 약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통풍으로 관련 전문의를 찾은 환자가 통풍이 나타난 영상 화면을 보면서 설명을 듣고 있다. 한양대병원 제공

김양중 종합병원 / 통풍

과음·고기 내장·단 음식 피해야

엄지발가락을 바늘로 쑤시는 것 같은 통증이 거의 밤새 계속됐는데요. 엄지발가락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테니스를 너무 많이 쳐서 엄지발가락과 발목이 아픈 줄 알았어요.”

테니스를 비롯해 공이 들어가는 운동이라면 거의 모든 운동을 즐기던 임아무개(41·남)씨는 올해 1월에 생긴 엄지발가락 통증만 생각하면 지금도 몸서리가 쳐진다고 합니다. 처음 통증을 겪은 날에는 발목에서부터 통증이 느껴져 테니스를 치다가 ‘약간 삐끗했나 보다’고 생각하고, 평소 하던 대로 얼음찜질을 했습니다. 그는 과거에도 힘주어 테니스를 치다가 발목이나 엄지발가락 관절 등에 부상을 입은 적이 많았습니다. 임씨는 “거의 모든 운동을 취미 삼아 한 20년 하다 보니 웬만한 의사보다 인대나 근육의 부상은 더 잘 아는 편이다.

뼈가 부러진 정도가 아닌 근육이나 인대의 부상은 우선 얼음찜질을 해주면 부기도 가라앉고 부상도 빨리 회복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방법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얼음찜질을 하니 차가운 기운이 발목과 엄지발가락에 닿을 때마다 통증이 더 심해졌습니다. 임씨는 “거의 미치는 줄 알았다. 진통소염제와 같은 약은 거의 먹지 않고 사는데, 한두알로는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네다섯알을 먹었다”며 그때 통증 양상을 설명했습니다. 통증과 함께 주로 엄지발가락 부분이 빨개지면서 부어오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과음·육류 즐기던 40대 임씨

발가락 관절 부어오르며 ‘통풍’

“양말 신기도 힘들 정도로 아파”

운동부족·식단실패·비만 따른

몸속 요산 수치 높아져 발생

남성 환자수가 여성보다 ‘10배’

실제 통풍은 ‘바람만 스쳐도 통증이 느껴진다’고 말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주된 증상입니다. 전재범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으로 통증이 생기는 것을 통증 발작이라 부르는데, 이 발작의 특징은 압력을 줄 때는 물론 만지기만 해도 견디지 못할 정도로 심한 통증을 느끼며, 엄지발가락에 생겼다면 아예 걷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설명합니다. 또 통풍이 생긴 관절에는 해당 피부가 빨갛게 변하면서 관절이 부어오르기도 하는데, 임씨의 증상도 통풍과 일치하는 것이었습니다. 임씨는 통풍이 있는 발로는 딛고 설 수도 없어서 화장실을 갈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또 다음날 병원을 가려고 양말과 신발을 신으려 해도 발가락 부분이 부어 있는데다 신발이 닿을 때에도 통증이 너무 심해 할 수 없이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병원을 갔어야 했습니다.

“운전도 할 수가 없어서 택시를 타고 가야 했는데, 추운 날씨에 한쪽은 맨발이다 보니 택시 기사님이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봤습니다. 엄지발가락 통증이 심해서 병원에 간다고 말했더니, 기사님이 대뜸 ‘통풍일 수 있다’고 말하더군요.”

실제 임씨는 병원을 찾아 의사의 진찰을 받았는데, 의사도 첫마디가 바로 ‘통풍’이 의심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임씨는 의사에게 택시 기사도 통풍이라고 하던데 그만큼 흔한 질병인지 물었고, 담당 의사는 40~60대에 가장 흔하지만 30대부터 많이 늘어난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풍에 대한 통계자료를 보면 통풍은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10배 넘게 많습니다. 남성 가운데에서도 40~50대 환자 수가 많은데, 2014년 기준 50대 남성 통풍 환자 수가 약 7만79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가 약 6만7900명이었습니다. 통풍은 나이가 들수록 많이 겪게 되는 질병이었지만, 30대 이하에서도 걸릴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합니다. 30대 환자 수도 4만5300명이나 됐고, 20대는 1만3000명이었으며, 10대 이하에서도 1100여명이 통풍으로 치료받았습니다. 남성에 견줘 통풍 환자 수가 적기는 하지만 여성도 40대부터 환자 수가 늘어납니다. 이찬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이 생기는 원인은 우리 몸속에서 생기는 요산이라는 성분이 배출되지 않아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이 이 요산 수치를 낮추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폐경 전에는 통풍에 걸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임씨를 진찰한 의사는 통증 양상으로는 통풍이 확실하지만 혹시 모를 다른 질환 때문에 통증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 엄지발가락과 발목 쪽에 방사선 촬영을 하자고 했습니다. 또 피검사도 해보자고 했습니다. “방사선 촬영 결과가 나오는 동안 담당 의사가 정말 통풍을 몰랐느냐고 물었습니다. 요새 사람들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통풍 같은 질환은 처방만 못했지 웬만한 의사보다 더 잘 안다는 말까지 해서 약간 기분이 상할 정도였습니다.”

통증 사라진뒤 예방에 중점

10개월 동안 발작 안나타나

“통풍 발작 주범인 맥주 끊고

내년부터 금연에 도전합니다”


사는 방사선 촬영 결과에서도 전형적인 통풍 소견이 확인됐다며, 3~4가지 약을 처방했습니다. 그러면서 약을 먹으면 통증은 곧 가라앉을 것이지만,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통증이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는 생활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먹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표를 하나 줘서 임씨는 이를 잘 챙겨 가지고 나왔습니다. 임씨는 한 가지 반드시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통풍의 통증이 다른 사람도 그리 심한 것이냐”는 것이었습니다. 돌아온 의사의 답은 “여성이 아이를 낳을 때 느끼는 통증과 같은 정도이며,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심한 통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약을 먹자 통증이 약해지더니 저녁쯤에는 부기도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서서히 발가락으로 딛고 설 수 있을 정도가 됐습니다. 전재범 교수는 “통풍의 전형적인 발작은 보통 24시간 안에 통증이 최고조에 도달하고, 2주 안에는 사라지면서 염증도 없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임씨는 “이제 좀 살겠다 싶어서 먹지 말아야 할 음식에 대해서 읽어보기 시작했는데 지키기가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먹지 말아야 할 음식 종류를 보니 통풍 통증이 생기기 시작한 날 아침에 테니스를 치고 점심에 술과 함께 삼겹살을 먹은 것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날 밤에도 늦게까지 친구들과 술을 마셔 술도 덜 깬 상태에서 추운 날씨에 테니스를 치고 나서 또 술을 마신 것이 화근이었다는 반성마저 들었습니다. 그날 점심에는 소주와 맥주를 섞어서 10잔 넘게 마셨다고 합니다. 이때 저에게 연락을 해 “지금까지 운동에 미쳐 살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열심히 운동하고 어떤 질병도 달고 살지 않았는데도 왜 통풍이 생기느냐”며 이 때문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물었습니다. 또 각종 육류 등 먹지 말아야 된다는 음식은 정말 먹을 수 없는지에 대해서도 질문했습니다.

우선 통풍이 생기는 원인은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당뇨, 고혈압 등과 같은 생활습관병과 마찬가지로 운동 부족, 식이 조절 실패, 비만 등이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가족 중에 통풍 환자가 있으면 통풍에 걸릴 가능성은 커집니다. 임씨 같은 경우에는 과체중에 속하며 술과 담배를 즐긴다는 것을 제외하면, 평소 운동도 열심히 하기 때문에 통풍을 비롯해 생활습관병에 걸릴 위험이 큰 편은 아니었습니다. 이 때문에 “원인은 명확하지 않고 누구나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말로 우선 안심을 시켜야 했습니다.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통풍 결절이 침착된 모습. 통풍 결절이 잘 보이도록 영상처리된 컴퓨터단층촬영 사진으로 초록색이 요산이 침착된 모습이다. 한양대병원 제공

사실 통풍에 대해서는 인터넷 정보 등이 넘쳐납니다. 삼가야 할 음식 정보도 매우 많습니다. 그만큼 통풍의 통증을 한번이라도 느껴 본 사람들은 그 고통을 잊지 못해 인터넷 등에 글을 많이 올린다고 볼 수 있는데요. 전재범 교수는 “미국류마티스(류머티즘)학회의 권고 사항을 보면 통풍 환자들에게 권장하는 음식과 제한할 음식, 아예 피해야 할 음식 등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우선 피해야 할 것은 퓨린(푸린)이라는 성분이 많이 든 음식입니다. 단백질의 한 성분인 퓨린 성분은 우리 몸에 섭취된 뒤 분해되면 요산으로 바뀌기 때문인데요. 육류 가운데에서도 췌장, 간, 콩팥 등 내장 쪽에는 퓨린이 많이 들어 있어 피해야 할 음식에 포함되고, 시럽이나 과당이 많이 든, 즉 단 음료수와 음식들도 좋지 않습니다. 술은 어떤 종류든 과다 섭취해서는 안 됩니다. 주로 근육 부위인 다른 육류는 많이 먹지 않으면 됩니다.

임씨의 경우 다행히 3~4일 뒤에는 통증이 아예 사라졌고, 걷기는 물론 운동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는 “언제 죽을 만한 통증이 있었는지 잊을 정도로 깨끗하게 사라졌고 부기나 피부가 빨갛게 변한 것도 원래대로 돌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약 때문인지 아니면 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치료가 완전히 된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때 방심하면 안 된다는 것이 관련 전문의들의 지적입니다. 이찬희 교수는 “통풍은 4가지 단계(증상이 없는 단계-급성 단계-간헐적 통증 단계-만성 결절이 생기는 단계)로 나뉘는데, 먼저 핏속의 요산 농도는 정상보다 높지만 증상이 전혀 없는 단계가 있다. 여기에서 5% 정도만 심한 통증이 생기는 급성 통풍성 관절염이 나타난다. 이 통증은 치료하지 않아도 7~10일 정도면 사라지지만 더 진행되면 만성으로 악화된다. 더 심해지면 요산이 뭉친 결절이 관절에 달라붙어 관절 기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관절 모양이 변형된다”고 설명합니다. 임씨도 급성 통풍성 관절염으로 진단이 됐는데요. 이런 경우에는 과음, 단식이나 과식, 과로 등을 포함해 심한 운동 역시 심한 통증 발작을 부를 수 있습니다. 이때 요산 수치를 낮추는 치료를 하지 않으면 통증 발작이 생기는 간격이 점점 짧아지고, 한번 통증이 생기면 기간이 오래 지속됩니다. 또 엄지발가락뿐만 아니라 발목이나 무릎 관절까지 번지기도 합니다.

다행히 임씨는 거의 10개월 동안 통증 발작이 다시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여전히 운동은 즐기지만 과로나 심한 운동이 통증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하니 통증 발작 뒤로는 운동량도 절반 정도로 줄였습니다. 요산 수치를 조절하는 약은 꾸준히 먹고 있습니다. 하지만 담배와 술은 여전히 끊지 못했습니다. 임씨는 “술의 경우 맥주가 가장 좋지 않다 하여 마시지 않고 소주 등 다른 술로 바꿔 줄여서 마시고 있다. 운동 뒤 마시는 맥주 한잔이 그리울 때도 많은데 통증 발작을 생각하면 겁부터 난다”고 말했습니다. 임씨의 아내는 이번 일을 계기로 금연도 하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합니다. 극심한 고통을 당해 봤으니 정신을 차리라는 것입니다. 임씨는 “통풍 때문에 이제 시원한 맥주에 이어 담배도 끊게 생겼다. 이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헛갈릴 때도 있지만 아무튼 금연은 내년부터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과연 임씨가 금연에 성공할까요? 그렇다면 통풍은 정말 그에게 약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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