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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아동학대 특례법 첫 적용…폭행 아빠한테 ‘아이 접근금지’

법원 결정 전 직권으로 임시조치

피해 아동·가족 신속하게 보호

법 시행 뒤 학대신고 2배 증가

가정폭력 전담 경찰 138명뿐

“아동전문기관 지원 강화 필요”

경찰이 중학생 아들을 폭행한 아버지를 가족들로부터 격리하는 ‘긴급 임시조치’를 발동했다. 지난달 29일 시행에 들어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적용된 첫 사례다. 이 법은 사안이 긴급하거나 재범 우려가 있다면 법원 판단이 나오기 전이라도 경찰이 직권으로 친권자를 떼어놓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 6일 0시45분께. 박아무개(34)씨가 술에 취해 부산 연제구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박씨는 잠을 자고 있던 아들(13)을 깨웠지만 일어나지 않자, 발로 아들의 허리와 무릎을 차고 머리채를 잡아 흔들었다. 참다못한 아내 김아무개(34)씨가 경찰에 신고를 했다. 3분 만에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박씨를 붙잡았다.

아내 김씨와 아들을 가정폭력 상담·지원 기관인 부산 원스톱지원센터로 인계한 경찰은 박씨가 또다시 폭력을 휘두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직권으로 아동학대범죄처벌법의 ‘긴급 임시조치 1·2·3호’를 동시에 내렸다. 임시조치는 폭력 수위에 따라 아동학대 행위자를 아동과 가족들로부터 떼어놓는 정도를 강화하는데, 경찰 직권으로 △집으로부터 격리(1호) △피해 아동이 머무르는 보호시설·학교 등 100m 이내 접근 금지(2호) △전화·전자우편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3호)를 할 수 있다. 시간이 걸리는 법원 판단 전에 신속한 접근 금지 조처로 피해 아동과 가족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제도다.

연제경찰서 성폭력수사팀 관계자는 16일 “가족들 말로는 박씨가 우발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것 같다고 한다. 아들도 별다른 상처를 입지 않았다. 하지만 재발 우려와 사안의 긴급성 등을 고려해 긴급 임시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법원 역시 13일 경찰의 임시조치 신청을 받아들였다. 아버지 박씨는 법원 결정으로 60일 동안 가족들과 접촉할 수 없게 됐다. 이 기간에 관련 재판 절차가 끝나지 않으면 피해 가족은 추가로 60일 동안 접근 금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이를 어기면 5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경찰청은 “통상 가정폭력 사건에 대한 재판 절차는 두달 이내에 마무리된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집에서 짐을 챙겨 나와 현재 숙박업소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내 김씨와 아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아동학대처벌법은 의붓딸을 상습적으로 폭행·학대하다 결국 숨지게 한 ‘울산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경찰은 ‘특례법 효과’가 적지 않다고 했다. 이 법 시행 이전인 지난 8월 112를 통한 아동학대 신고는 하루 평균 8.7건이었지만, 시행 뒤인 9월29일부터 지난 5일까지 일주일간 들어온 신고 건수는 하루 평균 18.3건으로 급증했다. 6~12일 들어온 신고는 하루 평균 16.4건이다.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6796건) 가운데 80.3%(5454건)의 가해자가 부모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친모(2383건)와 친부(2790건)에 의한 학대가 94.8%에 이르렀다.

현재 전국의 아동보호 전문기관은 52곳에 불과하다. 전국 일선 경찰서가 250여곳인 점을 고려하면, 보호기관 1곳이 5개 경찰서 관할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담당한다는 의미다. 가정폭력 전담 경찰관은 전국에 138명뿐이다. 경찰청은 “아동학대처벌법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대한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송호균 기자, 부산/김영동 기자 uknow@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10월 17일자)

지난 6일 0시45분께. 박아무개(34)씨가 술에 취해 부산 연제구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박씨는 잠을 자고 있던 아들(13)을 깨웠지만 일어나지 않자, 발로 아들의 허리와 무릎을 차고 머리채를 잡아 흔들었다. 참다못한 아내 김아무개(34)씨가 경찰에 신고를 했다. 3분 만에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박씨를 붙잡았다.

아내 김씨와 아들을 가정폭력 상담·지원 기관인 부산 원스톱지원센터로 인계한 경찰은 박씨가 또다시 폭력을 휘두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직권으로 아동학대범죄처벌법의 ‘긴급 임시조치 1·2·3호’를 동시에 내렸다. 임시조치는 폭력 수위에 따라 아동학대 행위자를 아동과 가족들로부터 떼어놓는 정도를 강화하는데, 경찰 직권으로 △집으로부터 격리(1호) △피해 아동이 머무르는 보호시설·학교 등 100m 이내 접근 금지(2호) △전화·전자우편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3호)를 할 수 있다. 시간이 걸리는 법원 판단 전에 신속한 접근 금지 조처로 피해 아동과 가족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제도다.

연제경찰서 성폭력수사팀 관계자는 16일 “가족들 말로는 박씨가 우발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것 같다고 한다. 아들도 별다른 상처를 입지 않았다. 하지만 재발 우려와 사안의 긴급성 등을 고려해 긴급 임시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법원 역시 13일 경찰의 임시조치 신청을 받아들였다. 아버지 박씨는 법원 결정으로 60일 동안 가족들과 접촉할 수 없게 됐다. 이 기간에 관련 재판 절차가 끝나지 않으면 피해 가족은 추가로 60일 동안 접근 금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이를 어기면 5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경찰청은 “통상 가정폭력 사건에 대한 재판 절차는 두달 이내에 마무리된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집에서 짐을 챙겨 나와 현재 숙박업소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내 김씨와 아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아동학대처벌법은 의붓딸을 상습적으로 폭행·학대하다 결국 숨지게 한 ‘울산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경찰은 ‘특례법 효과’가 적지 않다고 했다. 이 법 시행 이전인 지난 8월 112를 통한 아동학대 신고는 하루 평균 8.7건이었지만, 시행 뒤인 9월29일부터 지난 5일까지 일주일간 들어온 신고 건수는 하루 평균 18.3건으로 급증했다. 6~12일 들어온 신고는 하루 평균 16.4건이다.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6796건) 가운데 80.3%(5454건)의 가해자가 부모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친모(2383건)와 친부(2790건)에 의한 학대가 94.8%에 이르렀다.

현재 전국의 아동보호 전문기관은 52곳에 불과하다. 전국 일선 경찰서가 250여곳인 점을 고려하면, 보호기관 1곳이 5개 경찰서 관할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담당한다는 의미다. 가정폭력 전담 경찰관은 전국에 138명뿐이다. 경찰청은 “아동학대처벌법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대한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송호균 기자, 부산/김영동 기자 uknow@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10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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