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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0원, 초등돌봄 0원, 고교무상교육 0원

박근혜 정부 ‘무상교육 공약’

2018년까지 예산 배정 않고

지자체·교육청에 떠넘겨

새누리 정책 재검토 공식화

“무상급식 등 우선순위 조정”

» 교육부-기획재정부 교육예산 비교 박근혜 정부의 ‘임기중 예산 계획’에 대표 공약인 누리과정(만 3~5살 공통교육과정)과 고교 무상교육 재정 조달 계획이 아예 포함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여권이 ‘생애주기별 맞춤 복지’라며 내세운 역점 사업조차 지자체와 교육청에 예산 떠넘기기로 일관해 무상급식 등 현장에서 뿌리를 내린 복지 프로그램을 무력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가 6일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한테 받은 기획재정부의 ‘국가재정운용 계획’을 보면, 교육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누리과정과 고교 무상교육 사업을 국고로 지원하는 내용의 2015~2018년 중기사업계획서를 제출했으나, 기획재정부는 한 푼도 반영하지 않았다. 2015년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두 사업 예산을 국가가 책임질 계획이 없다는 뜻이다.

교육부는 2015~2018년에 만 3~5살 누리과정 사업을 위해 국비로 매년 4510억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기재부에 제출했지만, 기재부는 ‘0’원으로 반영했다. 고교 무상교육도 교육부가 2015년 2102억원, 2016년 1조2197억원, 2017년 2조2744억원, 2018년 2조2165억원의 국고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지만,기재부는 ‘0원’으로 반영했다. 고교 무상교육은 애초 2014년부터 시행해 2017년 완성할 예정이었으나, 교육부는 내년 담뱃값 인상 등으로 여력이 생기면 시행하겠다며 미뤘다. 역시 박 대통령 공약인 초등돌봄교실과 관련해서도 교육부가 2015년 예산으로 6600억원을 요청했으나, 기재부는 한 푼도 반영하지 않았다. 초등돌봄교실의 경우 교육부는 2016년 이후 예산은 신청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이날 ‘교육 복지’ 정책 재검토를 공식화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산의 적절한 편성과 재량만으로 현 상황을 극복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정책의 우선순위를 다시 생각하고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10년에 비해 올해 무상급식 예산 비율이 1.1%에서 5%로 오른 반면 교육환경개선 예산은 3.6%에서 1.7%로 줄었다며 무상급식 정책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복지에 필요한 돈 문제를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은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박 대통령은 공약인 무상보육, 기초연금, 누리과정 사업 모두 지자체, 교육청으로 분산시켜 왔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엔 무상보육과 기초연금 분담률을 놓고 지자체들과 전쟁을 벌였고, 올해는 불똥이 교육청으로 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의 자체 복지 브랜드인 누리과정을 지키려다 보니 야권의 복지 브랜드인 무상급식을 건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 때 당시 박근혜 후보의 공약을 짠 안상훈 서울대 교수는 “누리과정이냐 무상급식이냐 선택하라는 식으로 진영 간 갈등 구도가 형성되는 것은 옳지 않다. 이제 증세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김지훈 황준범 기자 edigna@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11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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