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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AS] 어린이 한약 부작용 논란, 한방 시스템 들여다보니

최근 유명 어린이 전문 한의원의 한약을 먹은 18개월짜리 아기가 머리카락과 눈썹이 모두 빠진 일을 두고 한약 부작용이 의심된다는 부모의 주장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뜨겁습니다. 아직 아이의 증상이 나타난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어린이 한약 복용에 대한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는 지난 10일 ‘한약 먹은 아이 탈모 논란 한의 부작용 ‘처방’ 없나’( 기사를 통해 이 사건을 한 차례 짚은 바 있습니다. 뉴스AS는 이 사건을 계기로 어린이 한방 의학과 관련해 주의할 점들을 하나씩 살펴봤습니다.

18개월 된 아이가 한약을 먹고 머리카락과 눈썹이 다 빠졌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한약을 먹기 전에 풍성했던 머리카락이 있었던 아이 모습(왼쪽)과 한약을 먹은 지 일주일 만에 전두 탈모 증상을 보인 아이의 현재 모습이다. 아이 어머니 제공

1. 어린이 전문 병원, 한방소아 전문의로 구성하라?

우선 이번 사건이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어린이 전문 프랜차이즈 한의원이 연루됐기 때문입니다. 이 한의원은 일반 한의원에 견줘 약값이 1.5배에서 많게는 3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어린이 전문’ 병원이 자녀에게 더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진료 환경도 부모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현재 이 한의원은 전국 60여개 분원을 내고 미국과 중국에까지 진출한 상태입니다. 이 한의원이 ‘대박’을 터트리자 곳곳에 어린이 전문 한의원들이 잇달아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부에서는 어린이 전문 프랜차이즈 한의원들의 ‘전문성’에 대한 지적이 나옵니다. ‘어린이 전문’임을 내세워 홍보하고 그에 따라 상대적으로 약값이 비싼 것에 견주어 전문성은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서울에서 개인 한의원을 운영하는 김아무개 원장은 “환자 입장에서는 소아 전문 한의원이니까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한방소아과 전문의 출신이 많은 것도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정부는 1999년 한의사 전문의제도를 도입해 시행해 왔습니다. 「한의사전문의수련및자격인정에관한규정」에 따라 한방내과, 한방부인과를 비롯해 전문 과목을 8개로 나눠 일반수련의(1년·인턴에 해당)와 전문수련의(3년·레지던트에 해당) 과정을 만들었습니다. 수련 과정을 거치고 시험에 합격하면 해당 과 한방전문의 자격증을 따게 되는데, 한방소아과도 전문의 과정이 있습니다. 따라서 어린이 전문병원이라고 내세우려면 적어도 한방소아과 전문의들로 구성돼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이 지적에 대해 한방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립니다. 소아 한방 전문가인 전찬일 전찬일한의원 원장은 “한방소아 전문의의 경우 한방병원에서 수련 기간(최소 레지던트 3년) 동안 소아들을 집중적으로 진료하게 된다”며 “소아는 아무래도 성인보다는 약에 대한 반응도 민감하고 치료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은데, 이에 더해 아이에 대한 육아 상식도 소아 진료에 주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아이에 대한 관심과 관찰이 담보돼야 진료를 잘 볼 수 있다”는 의견을 주었습니다.

반면 장규태 강동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한방소아과 교수는 “한방전문의 제도는 1999년 시작된 것으로 현재 한방소아과 전문의 숫자는 100여명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동시에 “현재 한방소아과 수련을 할 수 있는 병원이 많지 않은 여건”이라며 “양방의 경우도 내과에서 예방접종을 맞히고 소아 진료도 하는데 아무도 그 전문성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방소아 전문의 자격증을 가지고 전문성을 따지는 것은 양방과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2. 탈모 논란 프랜차이즈 한의원, 한방소아과학학회원 51.7%

그런데 실제 어린이 전문 프랜차이즈 한의원을 찾았던 부모들의 경우 “어린이 전문이니까 갔다”, “아무래도 일반 한의원보다 어린이 전문 한의원이 낫겠지” 등의 반응을 보입니다. ‘전문성’을 염두에 두고 갔다는 경우가 많았던 겁니다.

는 일단 해당 어린이 전문 프랜차이즈 한의원에 이런 지적이 제기된다는 내용과 함께 소아전문의의 비율을 물었습니다. 해당 한의원 쪽은 “바로 답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을 알려왔습니다.

그래서 는 이들의 소아한방 관련 전문성을 가늠하는 우회적 방법으로 해당 어린이 전문 프랜차이즈 한의원 한의사들이 대한한방소아과학학회 회원인지 여부를 알아봤습니다. 이 학회는 국내에서 유일한 한방소아 관련 학회입니다. 학회 누리집 회원검색에서 해당 프랜차이즈 한의원 누리집에 등록된 국내 65개 분원 원장(한의사) 116명의 이름을 한의원 명의와 함께 기재해 대조해봤습니다.

그 결과 116명 가운데 60명이 위 학회 소속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이 결과로 보면 해당 한의원 한의사 가운데 51.7%가 학회원으로 등록되어 있었습니다. 또 이 프랜차이즈 병원의 국내 65개 분원 가운데 학회원이 한 명도 없는 분원은 21곳으로 32%에 해당하는 수치였습니다.

3. “프랜차이즈 가입하려면 약값 더 받을 수밖에”

어린이 전문 프랜차이즈 한의원들의 전문성 문제와 함께 지나치게 비싼 약값에 대한 지적도 따랐습니다. 서울에서 개인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 원장은 어린이 전문 프랜차이즈 한의원의 경우 마케팅비, 인테리어비, 가입비 성격의 돈을 본사에 내야 하기 때문에 수익을 맞추려면 약값을 더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는 이번 취재로 어린이 전문 프랜차이즈 한의원에 대해 제기된 문제들의 진위를 모두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이 한의원들이 구축해온 명성의 이면을 들여다볼 필요성이 있다는 문제의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4. 한약도 처방전 의무 발급 대상 되어야

아울러 앞서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는 한약 정보제공과 관련한 문제점도 짚은 바 있습니다. 현재 의료법상 한의사는 처방전 의무 발급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데다 한약 표시 관련 규정이 미흡하기 때문에 논란을 키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한의학계 안에서도 대체로 기본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부분입니다.

장규태 교수는 “현재 표준임상 진료지침을 시행하고 있는데 표준 내용을 점검하고 우려되는 약물이 있다면 공개하는 등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모여 제도적인 틀을 마련하고 한약을 관리하는 주무부서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스템적인 내용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장 교수는 “아직 제도적으로 미비한 부분은 한의학계에 대한 지원이 없고 규제 자체도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현재 양약의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www.kpis.or.kr)에서 약의 성분과 안전성 등에 대한 정보를 누구나 얻을 수 있습니다.

5. 접근성 떨어지는 한약 정보 검색 시스템

사실 한약도 관련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창구가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운영하는 ‘생약종합정보시스템(herbmed.kfda.go.kr)’입니다. 하지만 시스템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름마저 ‘생약’으로 시작해 검색을 통한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3년 전 김재영·김민아 한국소비자원 연구원은 ‘한약 및 한약재 소비자 정보제공 강화방안 연구 보고서’에서는 이 시스템이 ‘한약’이 아니라 ‘생약’이라는 명칭을 쓰고 있어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두 연구원은 이 시스템이 ‘생약’의 사진과 성미, 함유성분과 효능효과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고 있으나 전문적인 한자어로 소비자가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공용 약재인지 여부와 용법, 용량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다고 밝혔습니다.

처방받은 한약에 대해서는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제공하는 전통의학정보포털 오아시스(oasis.kiom.re.kr)에서 정보를 구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가장 자주 처방되는 한약 처방 25종의 안전성과 부작용에 대한 자료를 볼 수 있지만, 역시 일반인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고 제공하는 정보도 한계가 있습니다.

전찬일 원장은 “한약 처방전 등 정보공개가 필요한데 한약은 일반 양약과 달리 약성이 있는 생약 재료로 만드는 것이라 기준을 정하는 데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말합니다. 게다가 처방전을 공개했을 때 한의사의 진료 없이 약재를 직접 사서 환자들이 복용하는 약물 오남용 사고 발생의 위험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환자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 원장은 “한약도 환자에게 정보공개는 의무화돼야 하지만 부작용도 따를 수 있기 때문에 한의학계와 시민들이 논의해서 적절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식약처 등 주무부서에서 음식으로 먹을 수 없는 약재의 경우 철저하게 의약품으로만 유통이 되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라는 제안도 했습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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