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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 급식 6개월 …“초등생 변비 줄고 식습관 바꿔”

급식 실험 재동초 가보니 

» 서울 가회동 재동초등학교에서는 학교 급식에서 백미를 없애고 오분도미를 도입해 안착시켰다. 동시에 꼭꼭 씹어먹기 교육을 해서 아이들의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돕고 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흰 쌀밥은 아무 맛이 안나는데, 잡곡밥은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해요. 그래서 더 맛있어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 재동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만난 3학년 안도균(10) 학생은 맛있게 밥을 먹고 있었다. 이날 학교 급식에서는 오분도미로 지은 밥에 김치국, 상추, 장어 조림, 오이소박이, 두부표고쌈장, 수박이 나왔다. 급식실을 가득 채운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누구도 가릴 것 없이 맛있게 급식을 먹었다.

서울 재동초는 지난 2월부터 급식에서 쌀눈 등을 살린 오분도미를 전격 도입했다. 일반적으로 다른 학교에서는 흰 쌀에 수수, 흑미, 현미 등 다양한 잡곡을 조금씩 넣어 밥을 짓지만, 재동초는 일종의 현미식 실험에 나선 것이다. 이 학교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시키기 위해서는 설탕, 소금, 백미, 밀가루를 덜 먹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처음에는 (학부모들의) 우려도 많고 반대 의견도 있었어요.”

학교 급식 책임자인 남상진 영양 교사는 지난 2월 오분도미를 도입할 때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학교는 현미가 단백질, 무기질, 섬유질 등을 함유하고 있어 아이들 건강에 좋다고 판단했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백미보다는 딱딱하고 소화가 잘 안된다는 이유로 우려가 컸다. 학부모의 이런 걱정을 고려해, 남 교사는 처음 2주간 오분도미 60%로 제한했다. 그리고 3주차에 70%, 4주차에는 80~90% 오분도미 양을 점차 늘려갔다. 밥 짓기 전에 두 시간 반 정도 쌀을 불리고, 물 양도 조절해 아이들이 최적의 식감을 느끼도록 노력했다. 또 ‘씹기의 힘’과 같은 동영상을 보여주며 잘 씹어먹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알리는 교육도 함께 했다. 생활기록장인 생활본엔 아이들이 매일 꼭꼭 씹어먹은 회수를 꼼꼼히 기록하도록 했다. 잘 씹어먹으면 침에 포함된 소화 효소 덕분에 위장에 부담을 덜어줄 뿐 아니라, 두뇌 활동이 활성화되고 턱 관절이 발달하면서 목 뼈까지 튼튼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으로 오분도미 급식 한달만에 아이들의 음식 씹는 횟수를 17% 늘렸다.


“‘우리 아이는 머리는 좋은데 몸이 허약해요’ 라고 말하는 부모들이 있어요. 그런 부모들에게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아이는 지식 공부는 잘 됐지만, 몸 공부는 덜 됐어요.’라고 말해야 한다고요. 몸과 마음 공부를 등한시하고 지식 공부만 하면, 온전하게 성장할 수 없지요.” 영양 교사를 독려해 오분도미 급식을 도입한 박인화 재동초 교장은 몸 공부의 핵심은 건강한 식습관 형성이라고 강조한다. 5학년 학생의 부모 이정아(45)씨는 “학교에서 현미식의 장점을 알려줘 아이가 집에서도 잡곡밥을 잘 먹는다. 변비도 많이 좋아졌고, 반찬도 골고루 먹고 있어 학교의 식생활 교육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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