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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 급식비 월 21만원 늘어…농촌 가구에겐 너무 큰 부담”

[광복 1945, 희망 2045] 다시, 교육부터
교육갈등 접점 찾기 ⑤“우리는 마른논에 물 들어가고, 새끼 입에 밥 들어가는 것 보고 산다. 그게 농촌 정서고 부모 마음인데, 홍준표 경남지사가 그 밑바닥 민심을 이해 못했다.”

경남에서 세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있는 정은미씨는 22일 전화 인터뷰에서 홍 지사의 ‘무상급식 중단’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는 지역 민심을 전했다. 정씨는 함안군 여항면에서 꾸려진 학부모 대책위원회에 총무로 참여하고 있다. 모바일 커뮤니티 밴드에서 대책위를 모집했는데, 작은 면에서 순식간에 학부모 250명이 자발적으로 모여들었다. 그는 “학부모들이 함안군 농민·시민단체들과 함께 연대하는 함안군 대책위에도 참여하고 1인시위도 해요. 이 동네 살면서 학부모가 1인시위 하는 것도, 특정 이슈를 가지고 모이는 것도 처음 봐요”라고 말했다.

‘무상급식 중단’ 경남 주민 정은미씨
“할머니들까지 ‘기껏 1번 찍어줬더니
아그들 밥값 가지고 와그라노’ 성토”

5인 가족인 정씨네는 월소득이 250만원이다. 급식비 등 교육비 지원 대상이 되는 최저생계비 120~150% 범위에는 포함이 되지만, 농사짓는 토지가 조금 있어서 교육비 지원을 받을 수 없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큰아이의 아침·저녁 급식비만 16만원 정도 내고 있었어요. 그런데 무상급식 중단으로 둘째, 셋째 점심 급식비까지 내면 셋이 합쳐 37만원 정도를 내야 해요. 남편 월급이 250만원이고, 농사야 식구들 먹거리 정도 수준인데 살림에 너무 큰 부담이에요.”

돈도 돈이지만 정씨는 ‘밥상머리 교육’의 가치를 무시한 홍 지사의 결정에 화가 치민다고 했다. “가난을 증명하고 밥을 먹어야 하는 아이들의 상처, 친구를 돈 안 내고 밥 먹는 애로 보게 되는 위화감은 어쩔 거예요. 모든 아이들이 밝게 잘 커야 내 아이도 행복한 거잖아요. 홍 지사는 학교에 공부하러 가지 밥 먹으러 가느냐고 했지만, 공부만 강요한 우리 교육의 현실을 지금 보고 있잖아요. 밥도 교육이고, 제일 중요한 교육이에요.”

정씨는 대책위의 다른 학부모들과 함께 경남도의 4월 추경 예산안에 무상급식비가 반영되도록 도의원과 군의원들을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에서 급식비 청구서가 나오면 ‘의원님’들한테 가져가 “당신들이 책임진다고 큰소리쳤으니, 당신들이 내라”고 들이밀 작정이다. 그래도 안 되면 주민소환투표까지 추진할 각오다.

정씨는 ‘새누리당 텃밭’의 싸늘한 민심도 전했다. “할머니들까지 기껏 1번 찍어줬더니 ‘아그들 밥값 가지고 와그라노’ 하는 분위기가 생겼어요. 노인들이 선거 때 1번을 찍어서 아들, 손주가 힘들어졌단 생각들도 하세요. 우리 동네 할머니들은 똑똑한 검사 출신 홍 지사를 향해 ‘배워도 더럽게 배우면 일자무식한 무지랭이보다도 못하다’고 혀를 끌끌 차세요.”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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