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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무상교육·초등 돌봄학교…박 대통령 ‘교육공약’ 무산되나

“지방교육재정으로 감당 어려워”
교육부 지난해 이어 국고 요구
기재부 “국고 지원은 어려울 것”
내년에도 예산반영 가능성 낮아 

고등학교 무상교육과 초등 돌봄학교 등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적인 교육복지 공약이 특별한 재원조달 방안 없이 지방교육청 사업으로 떠넘겨지면서 실현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집권 4년째가 되는 내년에도 예산이 잡힐 가능성이 낮은 탓이다.

7일 기획재정부의 말을 종합하면, 교육부는 내년에 고교 무상교육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2461억900만원의 예산요구안을 기재부에 제출했다. 고교 무상교육은 정부가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비, 교과서비 등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대통령의 공약이다. 내년에 읍면·도서벽지를 중심으로 시작해 2018년에는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고교 무상교육이 전면 시행되면 해마다 2조원이 넘게 들어간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고교 무상교육을 시행하지 않는 곳은 우리나라뿐이다. 교육부는 기재부에 낸 자료에서 “고교 무상교육은 대규모 재정 소요가 발생하며, 중앙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전국 단위 사업”이라며 “국고 반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산을 담당하는 기재부는 중앙정부 재정을 투입하기 어렵다는 태도다. 기재부 예산실 당국자는 “공약을 만들 때부터 지방교육재정으로 시행하기로 했던 사업이다. 아직 정부 예산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고 지원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부처 협의를 거쳐 9월에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교육부는 지난해에도 고교 무상교육(2422억원)과 초등 돌봄학교(6600억원)에 대한 예산을 기재부에 요구했으나,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 한번 ‘퇴짜’를 맞은 교육부가 또다시 중앙정부에 고교 무상교육 예산을 요구한 것은 공약을 포기하기도 어렵고, 지방교육재정으로는 도저히 사업을 시행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가뜩이나 지방교육재정이 어려운데 누리과정(3~5살 보육지원) 등 2조원이 넘는 중앙정부 사업이 넘어오면서 지방교육청의 재정 부담이 더욱 커졌다. 일부 지방교육청은 아예 누리과정 예산을 배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는 고교 무상교육과 초등 돌봄학교 확대까지 지방교육청이 맡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 예산 담당자는 “세입 여건은 악화되는데, 2조원이 넘는 고교 무상교육까지 지방교육재정으로 하면 시·도교육청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초등 돌봄학교는 지난해 1·2학년은 시작했으나 재정이 부족해 더 이상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정부에 국고 지원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하고, 지방재정으로는 감당할 수 없으니 아예 사업을 중간에 포기한 셈이다. 교육부 쪽은 내년에도 3·4학년 확대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교육재정 사정이 나빠진 것은 정부의 빈약한 세수기반과 엉터리 경제전망 탓이 크다. 내국세(소득세, 법인세 등)의 20.27%를 차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2012년 38조4000억원, 2013년 41조1000억원으로 늘다가 지난해 40조9000억원, 올해 39조4000억원 등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오히려 감소했다. 올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경우 내국세가 조금 늘어 1조3000억원 증가했으나, 2013년 경제전망을 잘못해 많이 교부된 2조7000억원을 중앙정부가 다시 빼앗아가면서 결과적으로 교부금은 1조5000억원 줄었다. 교부금 정산은 2년 간격으로 하고 있다.

하봉운 경기대 교수(교직학)는 “지금의 지방교육재정 여건에서 고교 무상교육이나 초등 돌봄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정부가 제일 잘 알고 있다”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내국세의 20.27%에서 더 늘리든지, 중앙정부가 국고로 재정지원을 하든지 추가적인 재정 방안이 있어야 공약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하지만 예산을 담당하는 기재부는 중앙정부 재정을 투입하기 어렵다는 태도다. 기재부 예산실 당국자는 “공약을 만들 때부터 지방교육재정으로 시행하기로 했던 사업이다. 아직 정부 예산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고 지원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부처 협의를 거쳐 9월에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교육부는 지난해에도 고교 무상교육(2422억원)과 초등 돌봄학교(6600억원)에 대한 예산을 기재부에 요구했으나,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 한번 ‘퇴짜’를 맞은 교육부가 또다시 중앙정부에 고교 무상교육 예산을 요구한 것은 공약을 포기하기도 어렵고, 지방교육재정으로는 도저히 사업을 시행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가뜩이나 지방교육재정이 어려운데 누리과정(3~5살 보육지원) 등 2조원이 넘는 중앙정부 사업이 넘어오면서 지방교육청의 재정 부담이 더욱 커졌다. 일부 지방교육청은 아예 누리과정 예산을 배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는 고교 무상교육과 초등 돌봄학교 확대까지 지방교육청이 맡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 예산 담당자는 “세입 여건은 악화되는데, 2조원이 넘는 고교 무상교육까지 지방교육재정으로 하면 시·도교육청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초등 돌봄학교는 지난해 1·2학년은 시작했으나 재정이 부족해 더 이상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정부에 국고 지원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하고, 지방재정으로는 감당할 수 없으니 아예 사업을 중간에 포기한 셈이다. 교육부 쪽은 내년에도 3·4학년 확대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교육재정 사정이 나빠진 것은 정부의 빈약한 세수기반과 엉터리 경제전망 탓이 크다. 내국세(소득세, 법인세 등)의 20.27%를 차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2012년 38조4000억원, 2013년 41조1000억원으로 늘다가 지난해 40조9000억원, 올해 39조4000억원 등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오히려 감소했다. 올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경우 내국세가 조금 늘어 1조3000억원 증가했으나, 2013년 경제전망을 잘못해 많이 교부된 2조7000억원을 중앙정부가 다시 빼앗아가면서 결과적으로 교부금은 1조5000억원 줄었다. 교부금 정산은 2년 간격으로 하고 있다.

하봉운 경기대 교수(교직학)는 “지금의 지방교육재정 여건에서 고교 무상교육이나 초등 돌봄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정부가 제일 잘 알고 있다”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내국세의 20.27%에서 더 늘리든지, 중앙정부가 국고로 재정지원을 하든지 추가적인 재정 방안이 있어야 공약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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