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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단체들 “국회의원 나서라”…4월 총선 낙선운동 경고

누리과정 미봉책 대응
서울·경기 예산 2~4개월치 편성
학부모들 “또 언제 내라 할지 몰라”
보육현장 ‘또 언제 터질지’ 불안
교육부 차등집행 예비비 1095억도
부족한 예산의 4.9% 그쳐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던 서울, 경기 등의 지역에서도 연이어 2~4개월치 예산이 긴급하게 편성되고 있지만, 유치원·어린이집 관계자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근본 해결책 대신 단기 미봉책만 나오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당장 급한 불을 껐다고 하지만 “언제 또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한 것이다. 경기 지역 보육단체들은 근본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현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총선 낙선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히고, 민간어린이집연합회 역시 설 이후 전국 순회 정책토론회를 계획하는 등 관련 기관들이 직접 문제 해결에 뛰어드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2일 서울·경기 지역 보육단체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경기도교육청은 지난달 28일 경기도의회가 의결한 4개월치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가운데 1~2월분을 이날 도내 유치원에 지급했다. 서울의 경우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4일 의원총회를 열어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복구 여부를 결정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의총 결과와 별도로 교육복지 예산 등을 전용해 긴급한 유치원 운영비를 설 직전인 5일까지 지급할 계획이다. 서울의 한 사립유치원 원장은 “지난달에 교사들 월급날을 30일로 미뤘는데, 그나마도 100%를 주지 못한 상태다. 교육청이 5일 예산을 내려보내 준다고 하니, 설 전까지는 나머지 급여를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의 불안감과 불만이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누리과정 예산을 뒤늦게 편성한 곳도 짧게는 2개월치(강원·광주), 길어야 4개월치(경기)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날 교육부가 집행하겠다고 발표한 목적예비비 1095억원은 전국적으로 미편성된 누리과정 예산 2조2333억원의 4.9%에 불과하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인천에 지원될 예비비 66억원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한 달치(102억원)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그나마도 서울·경기·광주·전북·강원 등 5개 교육청은 예비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남기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경기지회 부회장은 “1월 한 달 내내 아무 일도 못 하고 도의회와 도청을 찾아다니며 수십 번 설명을 했다”며 “4월까지는 편성이 됐는데, 그러면 5월부터는 누굴 상대로 씨름을 해야 하나 생각하면 여전히 불안하고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학부모들의 ‘자부담’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높다. 학부모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는 어린이집·유치원 누리과정 예산편성 개월 수를 비교한 표를 공유하면서 “100% 편성된 유치원으로 가야 할지, 구립 어린이집으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경기 지역에서 4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이아무개(36)씨는 “몇개월치를 지원해준다고는 하는데 또 언제 내라고 할지 몰라 안심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

보육단체들은 근본 대책 마련을 위해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산하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는 2일부터 경기도 지역 국회의원 50여명에게 ‘2월 말까지 누리과정과 관련한 근본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강력한 낙선운동에 돌입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하고 있다. 이 단체 최창한 회장은 “급한 불 꺼졌다고 안심할 수 없고, 더 강하게 근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데 50여명의 임원 다수가 동의했다”며 “2~3년간 누리과정 사태를 방치한 무능한 19대 국회의원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어린이집 원아의 50%가 다니는 민간 어린이집 원장들이 모인 단체인 전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역시 설 이후 유치원 단체들과 연대해 누리과정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는 전국 순회 정책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 단체 장진환 회장은 “결국 재원 대책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졸속으로 누리과정을 도입한 게 근본 문제”라며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부모, 교사 등 보육주체가 모두 참여하는 정책 투어를 통해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실질적인 해결책이 도출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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