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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피해 74%가 초중고생…학교가 할 수 있는건 신고뿐

장기결석생 관리 부실 
아이들 지키는 그물망 짜자
① 학교가 안 보인다

지난달 부모의 학대 사실이 드러난 인천 11살 소녀와 최근 훼손된 주검으로 돌아온 경기 부천 최아무개군은 모두 장기결석 초등학생이었다. 학교에서 이들에 대한 관찰과 보호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학대 피해 사실이 조기에 드러날 수 있었지만, 현실에선 그러지 못했다. 학교는 대부분 아동이 7살 이후 가정을 제외하고 가장 오랫동안 머무르는 공간임에도, 지금까지 아동학대 예방 시스템에서 들러리 역할에 머물러왔다.

18일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학대 전담기관인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통계를 보면, 학대 피해자 가운데 영유아(0~6살)가 차지하는 비율은 26.3%, 초·중·고 재학 연령대 아동(7~17살)의 비율은 73.7%다. 의사표현을 못 하고 부모의 보호에서 벗어나기 힘든 영유아의 학대 피해만큼이나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학대 피해도 많은 것이다.

하지만 범정부 차원에서 거의 처음 나온 아동학대 예방 대책인 2014년 2월의 ‘아동학대 예방 종합대책’은 학대 고위험군에 대한 조기발견 대상으로 영유아와 초등학교 취학 연령까지만 상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시 대책에 ‘초등학교 장기결석자’에 대한 모니터링은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학대 고위험군’ 모니터링 대상
영유아·초등 취학연령 머물러

교사들은 학생 보호에 한계
부모와 연락·가정방문 나서도
둘러대거나 문전박대 일쑤

그동안 아동학대 업무는 교육부와 교육청의 주요 업무가 아니었다. 현재 아동학대 예방과 관련한 학교의 역할은 아동학대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의해 2014년 9월부터 ‘아동학대 의심 신고 의무자’로 지정돼 있는 게 전부다. 신고의무자 교육도 정례적으로 이뤄지기는 하나, 실제는 형식적으로 이뤄져 아동학대에 대한 교사의 문제의식을 높이는 데 부족한 실정이다. 강원도의 한 초교 교사 ㅅ씨는 “1년에 1번 1시간 정도 받는데, 성희롱 예방 교육 받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현행 아동학대 예방 시스템에 학교의 권한, 역할 및 책임을 추가해 ‘아동학대 학교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13년 10월 울산시 울주군에서 엄마가 초등학교 2학년 딸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이른바 ‘서현이 사건’과 관련해 꾸려진 ‘울주 아동학대 사망사건 진상조사와 제도개선위원회’(위원장 남인순, 부위원장 정익중 이화여대 교수)는 2014년 4월 진상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는 핵심대책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학교의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학교 교사에게 △복잡한 학대 징후를 어떻게 판단할지에 대한 매뉴얼 △학대가 의심되는 경우 교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매뉴얼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학교에서 교사들이 직면하는 학대 또는 학대 의심 상황은 학부모와의 관계까지 얽혀 있어 교사의 ‘신고’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복잡한 일이다. ‘서현이 사건’의 경우 담임교사가 가해 엄마가 서현이 얼굴의 상처에 대해 “놀이공원에서 놀다가 다쳤다”는 등 둘러댄 거짓말에 속았다. 경기 고양시의 초교 교사 ㅎ씨는 “학생이 1주일 동안 연락이 안 되면 평소 아이의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학대 상황이 대체로 짐작이 가는 경우가 있다”며 “괴로운 건 전화를 해도 부모가 거짓말을 하면 교사가 어떻게 할 수가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학생의 아동학대 사실을 확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교사들의 ‘가정방문’이다. 하지만 교사들은 단독으로 가정방문에 나서는 데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서울의 한 교감 출신 장학사는 “학부모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담임교사 1명만 보내기가 불안해 3명씩 조를 짜서 가정방문을 보내기도 했다”며 “교사가 강제권이 없으니 가정방문을 해도 부모가 문을 안 열어주면 그냥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동학대가 교육청이나 교육부의 주요 업무가 아니다 보니 아동학대에 대한 학교 현장의 인식도 여전히 미진한 부분이 많다. 한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의 관장은 “신고가 들어오면 가해자와 아이를 분리해서 현장조사를 하는데, 아이들은 주로 학교에 있어서 학교에 현장조사 의뢰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전히 현장조사를 거부하거나 방과후에 조사를 하라는 얘기를 하는 학교도 있다”고 말했다.

진명선 엄지원 기자 torani@hani.co.kr

이 때문에 현행 아동학대 예방 시스템에 학교의 권한, 역할 및 책임을 추가해 ‘아동학대 학교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13년 10월 울산시 울주군에서 엄마가 초등학교 2학년 딸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이른바 ‘서현이 사건’과 관련해 꾸려진 ‘울주 아동학대 사망사건 진상조사와 제도개선위원회’(위원장 남인순, 부위원장 정익중 이화여대 교수)는 2014년 4월 진상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는 핵심대책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학교의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학교 교사에게 △복잡한 학대 징후를 어떻게 판단할지에 대한 매뉴얼 △학대가 의심되는 경우 교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매뉴얼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학교에서 교사들이 직면하는 학대 또는 학대 의심 상황은 학부모와의 관계까지 얽혀 있어 교사의 ‘신고’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복잡한 일이다. ‘서현이 사건’의 경우 담임교사가 가해 엄마가 서현이 얼굴의 상처에 대해 “놀이공원에서 놀다가 다쳤다”는 등 둘러댄 거짓말에 속았다. 경기 고양시의 초교 교사 ㅎ씨는 “학생이 1주일 동안 연락이 안 되면 평소 아이의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학대 상황이 대체로 짐작이 가는 경우가 있다”며 “괴로운 건 전화를 해도 부모가 거짓말을 하면 교사가 어떻게 할 수가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학생의 아동학대 사실을 확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교사들의 ‘가정방문’이다. 하지만 교사들은 단독으로 가정방문에 나서는 데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서울의 한 교감 출신 장학사는 “학부모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담임교사 1명만 보내기가 불안해 3명씩 조를 짜서 가정방문을 보내기도 했다”며 “교사가 강제권이 없으니 가정방문을 해도 부모가 문을 안 열어주면 그냥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동학대가 교육청이나 교육부의 주요 업무가 아니다 보니 아동학대에 대한 학교 현장의 인식도 여전히 미진한 부분이 많다. 한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의 관장은 “신고가 들어오면 가해자와 아이를 분리해서 현장조사를 하는데, 아이들은 주로 학교에 있어서 학교에 현장조사 의뢰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전히 현장조사를 거부하거나 방과후에 조사를 하라는 얘기를 하는 학교도 있다”고 말했다.

진명선 엄지원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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