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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화는 검열보다 더 나빠…학생들 교육받을 권리 침해”

[국정화 교과서 이렇게 본다] ⑤ 오동석 아주대 교수

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alt="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9일 오후 서울 전농동 서울시립대 법학관 앞에서 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style="border: 0px; margin: 0px; padding: 0px; width: 600px;">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9일 오후 서울 전농동 서울시립대 법학관 앞에서 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오동석(50)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10년 경기도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자문위원을 맡으면서부터 교육 문제에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 온 법학자다. 어린이·청소년 인권 및 지방자치 교육 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 침해’ 측면에서 특히 우려한다. 19일 오후 ‘복지국가와 헌법적 과제’ 학술대회가 열린 서울시립대에서 오 교수를 인터뷰했다.

-국정 교과서 논란이 왜 헌법적 주제이자 법학자들의 관심 사안인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우리나라에서 학생과 교사가 법적으로 어떤 처우를 받는지와 관련된 문제다. 정부는 학생들이 미성숙하기 때문에 자유발행제를 하면 혼란에 빠진다고 우려한다. 학생들을 판단 역량이 충분한 주체로 인정해야 하고, 설사 판단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다양한 관점과 해석을 접하게 해주는 게 교육이다. 만일 학생들이 혼란을 느낀다면 교사가 안내·지도를 하면 되는데, 그걸 국가가 정하면 전체주의가 된다. 헌법재판소(헌재)는 1992년에 국정 교과서는 학생들의 사고력을 획일화·정형화하기 쉬우니 다양한 사고방식을 수용할 수 있도록 교과서 발행 제도를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국정 교과서를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비판하기도 했는데.

“헌법에서는 검열을 금지한다. 여러 출판물을 허용하되 국가가 이건 되고 저건 안 된다고 검열하는 것도 헌법에 위배된다. 하물며 국정 교과서는 국가가 제작하는 교과서 하나만 인정하는 제도니까 검열보다 더 나쁘다. 정부는 국정 교과서 이외에 다른 한국사 관련 교재들도 얼마든지 출판될 수 있다고 반박할 거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입시와 교과서의 절대적인 상관관계를 고려하면 사실상 국가가 한국사와 관련된 내용을 다 결정하는 거다. 이건 표현의 자유 침해다.”

1992년 헌재 결정문은
중학교 국어에 한해 ‘국정’ 가능 판단
국사 등 다양한 견해 바람직 판시

정부의 국정화 추진은
헌재가 예외로 허용한 10%를
90% 원칙인 양 밀어붙이는 것

국회가 국정화 금지 입법 나서야

-정부는 1992년에 헌재가 국정 교과서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 주목한다.

“헌재 결정문 가운데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부분은 ‘주문’인데 ‘중학교 국어 국정 교과서’가 합헌이라는 거다. 나머지는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헌재 결정문을 읽어보면, 교과서 발행체제나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헌재의 견해가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난다. 헌재는 국정제보다는 검·인정제도를, 검·인정제도보다는 자유발행제를 채택하는 것이 헌법의 이념을 고양하고 교육의 질을 제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원칙적으로 헌법상 국정제가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를 구구절절 언급한 뒤, 다만 중학교 국어 교과서의 경우 맞춤법 등의 우려가 있으니 국정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헌재 결정문에서 원칙이 90%면 예외가 10%인데, 이 예외적인 10%가 우리 사회에선 90%의 위치를 점한다. 국가권력이 헌법상의 원칙과 예외를 뒤집어놓는 것이고, 그게 바로 우리나라 법치의 큰 문제점의 하나다. 더 중요한 것은, 헌재 결정문마저도 콕 집어서 한국사 교과서는 다양한 교과서를 허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적시했다는 사실이다.”

-역사 교사와 학부모들은 정부가 국정화를 강행하면 헌법소원을 제기할 태세인데, 가능하다고 보는가?

“피해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라면 헌법소원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보수적으로 기운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자신할 수 없다. 최근에 법학자들 사이에서 ‘헌재가 적어도 이 사안만큼은 이렇게 결정하겠지’라고 예측한 것 중에 빗나간 게 너무 많다. 다만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헌재가 ‘합헌’ 결정을 내린다고 끝낼 문제가 아니고,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현재 교과서 발행체제는 법적으로 교육부 장관이 고시할 수 있게 돼 있다. 문제는 없다고 보는가?

“교과서처럼 중요한 사안은 국회가 법률로 정해야 한다. 교과서 발행체제를 교육부가 알아서 결정하도록 한 것은 고질적인 국가 주도, 행정편의주의의 병폐다. 과거 독재정권을 거치며 국회가 제구실을 못하고 행정부가 주도권을 가져간 거다. 헌재 출범 이후 많이 바로잡긴 했으나 여전히 ‘국회의 해태’가 심각하다. 국회 입법을 통해 교육부가 과도하게 개입할 수 있는 국정 교과서를 법률로 금지하고 장기적으로는 자유발행제로 나아갈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헌재가 이런저런 예외를 들어 한국사 국정 교과서를 인정하더라도, 헌재가 이미 밝힌 원칙이 검·인정, 자유발행제인 만큼 국정화 금지 입법 운동은 해볼 만하다고 본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alt="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9일 오후 서울 전농동 서울시립대 법학관 앞에서 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style="border: 0px; margin: 0px; padding: 0px; width: 600px;">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9일 오후 서울 전농동 서울시립대 법학관 앞에서 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오동석(50)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10년 경기도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자문위원을 맡으면서부터 교육 문제에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 온 법학자다. 어린이·청소년 인권 및 지방자치 교육 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 침해’ 측면에서 특히 우려한다. 19일 오후 ‘복지국가와 헌법적 과제’ 학술대회가 열린 서울시립대에서 오 교수를 인터뷰했다.

-국정 교과서 논란이 왜 헌법적 주제이자 법학자들의 관심 사안인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우리나라에서 학생과 교사가 법적으로 어떤 처우를 받는지와 관련된 문제다. 정부는 학생들이 미성숙하기 때문에 자유발행제를 하면 혼란에 빠진다고 우려한다. 학생들을 판단 역량이 충분한 주체로 인정해야 하고, 설사 판단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다양한 관점과 해석을 접하게 해주는 게 교육이다. 만일 학생들이 혼란을 느낀다면 교사가 안내·지도를 하면 되는데, 그걸 국가가 정하면 전체주의가 된다. 헌법재판소(헌재)는 1992년에 국정 교과서는 학생들의 사고력을 획일화·정형화하기 쉬우니 다양한 사고방식을 수용할 수 있도록 교과서 발행 제도를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국정 교과서를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비판하기도 했는데.

“헌법에서는 검열을 금지한다. 여러 출판물을 허용하되 국가가 이건 되고 저건 안 된다고 검열하는 것도 헌법에 위배된다. 하물며 국정 교과서는 국가가 제작하는 교과서 하나만 인정하는 제도니까 검열보다 더 나쁘다. 정부는 국정 교과서 이외에 다른 한국사 관련 교재들도 얼마든지 출판될 수 있다고 반박할 거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입시와 교과서의 절대적인 상관관계를 고려하면 사실상 국가가 한국사와 관련된 내용을 다 결정하는 거다. 이건 표현의 자유 침해다.”

1992년 헌재 결정문은
중학교 국어에 한해 ‘국정’ 가능 판단
국사 등 다양한 견해 바람직 판시

정부의 국정화 추진은
헌재가 예외로 허용한 10%를
90% 원칙인 양 밀어붙이는 것

국회가 국정화 금지 입법 나서야

-정부는 1992년에 헌재가 국정 교과서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 주목한다.

“헌재 결정문 가운데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부분은 ‘주문’인데 ‘중학교 국어 국정 교과서’가 합헌이라는 거다. 나머지는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헌재 결정문을 읽어보면, 교과서 발행체제나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헌재의 견해가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난다. 헌재는 국정제보다는 검·인정제도를, 검·인정제도보다는 자유발행제를 채택하는 것이 헌법의 이념을 고양하고 교육의 질을 제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원칙적으로 헌법상 국정제가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를 구구절절 언급한 뒤, 다만 중학교 국어 교과서의 경우 맞춤법 등의 우려가 있으니 국정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헌재 결정문에서 원칙이 90%면 예외가 10%인데, 이 예외적인 10%가 우리 사회에선 90%의 위치를 점한다. 국가권력이 헌법상의 원칙과 예외를 뒤집어놓는 것이고, 그게 바로 우리나라 법치의 큰 문제점의 하나다. 더 중요한 것은, 헌재 결정문마저도 콕 집어서 한국사 교과서는 다양한 교과서를 허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적시했다는 사실이다.”

-역사 교사와 학부모들은 정부가 국정화를 강행하면 헌법소원을 제기할 태세인데, 가능하다고 보는가?

“피해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라면 헌법소원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보수적으로 기운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자신할 수 없다. 최근에 법학자들 사이에서 ‘헌재가 적어도 이 사안만큼은 이렇게 결정하겠지’라고 예측한 것 중에 빗나간 게 너무 많다. 다만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헌재가 ‘합헌’ 결정을 내린다고 끝낼 문제가 아니고,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현재 교과서 발행체제는 법적으로 교육부 장관이 고시할 수 있게 돼 있다. 문제는 없다고 보는가?

“교과서처럼 중요한 사안은 국회가 법률로 정해야 한다. 교과서 발행체제를 교육부가 알아서 결정하도록 한 것은 고질적인 국가 주도, 행정편의주의의 병폐다. 과거 독재정권을 거치며 국회가 제구실을 못하고 행정부가 주도권을 가져간 거다. 헌재 출범 이후 많이 바로잡긴 했으나 여전히 ‘국회의 해태’가 심각하다. 국회 입법을 통해 교육부가 과도하게 개입할 수 있는 국정 교과서를 법률로 금지하고 장기적으로는 자유발행제로 나아갈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헌재가 이런저런 예외를 들어 한국사 국정 교과서를 인정하더라도, 헌재가 이미 밝힌 원칙이 검·인정, 자유발행제인 만큼 국정화 금지 입법 운동은 해볼 만하다고 본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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